나로호 3차 발사 D-7… 탑재되는 과학위성 무슨 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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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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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진입 확인… 태양폭풍 관측… 레이저 통신

나로과학위성은 나로호 발사 후 540초 만에 태평양 상공에서 분리된다. 나로과학위성이 제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도 인공위성과 발사체 제작기술, 우주센터를 모두 갖춘, ‘우주기술 독립국’이 된다.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과학위성은 나로호 발사 후 540초 만에 태평양 상공에서 분리된다. 나로과학위성이 제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도 인공위성과 발사체 제작기술, 우주센터를 모두 갖춘, ‘우주기술 독립국’이 된다.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2009년 8월 25일, 위성 보호덮개(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발사 216초 만에 실패. 2010년 6월 10일, 발사 137초 후 고도 70km에서 공중 폭발. 한국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는 두 번의 발사를 모두 실패했다. 이달 26일 나로호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
두 차례 발사 실패로 상단에 실었던 ‘과학기술위성 2호’ 2기도 모두 잃었다. 그래서 이번 발사에는 ‘나로과학위성’이 실린다. 나로과학위성은 지구 상공 300∼1500km 사이 타원형 궤도를 따라 103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며 한반도 상공을 하루에 14번 지난다.

○ 1차 목적은 궤도 진입 확인


나로과학위성은 발사 11시간 27분 뒤에 지상국과 첫 교신을 하게 된다. 위성의 첫 임무이자 가장 큰 임무는 스스로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위성이 예상된 궤도에 잘 들어간다면 나로호가 위성을 쏘아 올릴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상 궤도에 진입한 다음에는 과학 실험을 수행한다. 나로호 1, 2차 때 탑재했던 과학기술위성 2호는 ‘라디오미터’라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 대기와 구름의 수분량을 측정하고 지구 복사에너지를 파악하는 등 지구 환경을 정교하게 관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나로과학위성은 시간과 예산의 제약 때문에 임무가 단순하다. 국산 장비와 부품이 우주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검증 위성’의 성격이 강화됐다. 태양 활동을 측정하는 랭뮤어 탐침, 위성 간 편대비행에 쓰이는 펨토초레이저 발진기, 반작용 휠, 적외선 카메라 등 나로과학위성에 달린 탑재체 6개는 모두 국내 대학과 기업이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나로과학위성 본체에 랭뮤어 탐침을 연결하고 있다. 나로과학위성은 우주에서 플라스마 측정, 지구표면온도 관측 등 다양한 과학자료를 수집한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지난해 11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나로과학위성 본체에 랭뮤어 탐침을 연결하고 있다. 나로과학위성은 우주에서 플라스마 측정, 지구표면온도 관측 등 다양한 과학자료를 수집한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 태양폭풍 관측 데이터 확보

랭뮤어 탐침은 위성 머리 부분에 뿔처럼 2개가 달렸다. 탐침은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의 움직임을 관측한다. 우주 공간에는 태양에서 나온 플라스마 입자가 떠돌아다니는데, 랭뮤어 탐침이 전자의 온도와 밀도, 플라스마 입자의 에너지 변화 등을 측정해 태양의 변화를 포착해낸다.

랭뮤어 탐침은 나로과학위성 같은 소형 인공위성에 많이 실린다. 1992년 발사된 우리나라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에도 랭뮤어 탐침이 달렸다. 나로과학위성에 달린 랭뮤어 탐침은 KAIST 물리학과 민경욱 교수팀이 개발했다. 민 교수는 “기존의 탐침보다 정밀도를 100배 이상 높였다”며 “내년 5월 초강력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로과학위성이 보내는 데이터가 우주날씨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 광선을 만들어내는 펨토초레이저 발진기를 인공위성에 실은 것은 나로과학위성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펨토초레이저는 1초 동안 1000조 번 진동하면서 강력한 레이저 광선을 만든다. 이 레이저 광선을 전파 대신 지상과의 통신 수단으로 쓰면 전력이 많이 필요 없고 통신 거리가 더 길어져 대용량 데이터를 전달하기도 쉬워진다.

김승우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위성에 실으려고 책상보다 큰 레이저 발진기를 서류가방보다 작게 줄였다”면서 “소형 인공위성 여러 대가 펨토초레이저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마치 대형 인공위성 한 대처럼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로과학위성의 자세 제어는 위성 몸통 한가운데 달린 2개의 반작용 휠로 한다. 지름 14cm의 납작한 원통 모양인 반작용 휠은 수입할 경우 개당 2억 원 정도로 비싸다. 오화석 한국항공대 교수는 “반작용 휠은 분당 회전 속도가 최대 3000번으로 위성에서 유일하게 고속으로 움직이는 장비”라며 “진공 상태에서는 물론이고 우주방사선에도 끄떡없게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SLR)’ 시스템으로 위성에 달린 반사경에 레이저를 쏘아 나로과학위성의 위치를 추적할 계획인데, 레이저를 반사경에 정확히 조준하려면 반작용 휠을 이용해 위성의 자세를 정밀 제어해야 한다.

이 밖에 벤처기업인 아이쓰리시스템스가 개발한 적외선 카메라로 온도 차에 따라 구별되는 지표면의 영상을 찍어 기상 관측, 재난 탐지, 해수온도 관측 등에 사용한다. 아이쓰리시스템스는 군용으로 납품하던 적외선 카메라를 우주용으로 개조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나로호#과학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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