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癌대학원 내년 설립… 앞선 의료기술 해외원조

  • 동아일보

국립암센터, 30명중 15명 개도국서 선발

해외에서 환자가 치료를 받으러 국내로 오는 풍경은 이제 흔해졌다. 국내 의료시스템을 수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의료 강국이 되면서 최근에는 의료교육 형태의 해외원조도 확산되고 있다. 해외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사를 데려와서 교육하는 ‘씨앗 뿌리기’인 셈이다.

국립암센터는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암 관련 석·박사학위 교육기관인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공은 암의 발생경로를 추적하는 암분자역학과 암 정책을 연구하는 암관리정책학 두 가지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암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암 관련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매년 석사과정 20명과 박사과정 10명을 뽑는다. 정원의 절반은 개도국 출신 학생에게 할당하고 강의는 모두 영어로 한다. 학비는 연간 900만 원 수준이다. 다만 개도국 학생들이 연구조교로 근무하면 연간 1500만∼2000만 원의 급여를 준다.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국제기숙사도 운영한다.

국립암센터는 병원과 연구소, 국가암관리사업본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의료기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 미국국립암연구소 등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해외 기관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가해 실무 및 이론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서울대 의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매년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8명을 선발해 서울대병원에서 교육하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들의 전공은 소아혈액학, 내분비학 등으로 한국 교수와 함께 서울대병원에서 1년간 임상교육을 받는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1955년부터 7년간 서울대 교수 226명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연수시킨 ‘미네소타 플랜’을 한국판으로 만든 것.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미네소타 플랜에 참가했던 의대 교수들이 의료 한국의 기초를 닦았다. 본국에 돌아간 라오스 교수들은 의료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지난해부터 매년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개도국 출신 전문의 20명 정도를 초청해 국내 병원에서 3개월간 연수시키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런 형식의 의료원조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여준다”며 “개도국 전문의가 본국에 돌아가 ‘의료한류’를 전하면 해외환자를 국내로 유치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국제암대학원#의료기술#해외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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