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위치정보 무단 수집 “버그 때문” 첫 공식해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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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안돼” 실수 인정… WSJ “PC로도 정보수집”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뤄진 사용자 동의 없는 위치정보 수집에 대해 애플이 처음으로 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애플은 27일(현지 시간)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질문과 답변(Q&A)’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것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버그(bug·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난 잘못으로 고의적으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은 사용자 위치를 추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지난 10개월 동안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이를 기계 내부에 저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한마디 한마디를 세세하게 설명하기 힘들었다”며 “더 정확한 위치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주변의 기지국 위치와 와이파이 접속장치의 위치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애플 측은 “우리는 사용자의 위치가 아니라 사용자 주변에 있는 휴대전화 기지국과 와이파이 접속장치의 위치를 수집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이런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가 지난 10개월 동안 이동한 대강의 경로가 지도 위에 표시된다는 점이다. 기지국과 와이파이 정보의 오차는 많아야 수 km에 불과하다.

이어 애플은 이번 논란에 대해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렇게 아이폰에 저장된 이동궤적이 “보호되지만 암호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애플은 향후 수주일 내로 아이폰이 이렇게 많은 이동궤적을 저장하지 못하도록 운영체제(iOS)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위치정보 서비스를 사용자가 꺼놓을 때는 어떠한 위치정보도 수집되지 않도록 아이폰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애플과 구글이 PC를 통해서도 개인 위치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가 애플의 맥 컴퓨터를 통해서 와이파이망에 접속하거나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로 와이파이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도 위치정보가 애플과 구글의 서버로 전송됐다는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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