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취중진단]초보 아빠가 꼭 알아야할 아빠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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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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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임신 전에 마신 술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음주로 인해 태아에 이상이 생기면 지금까지는 그 책임을 엄마에게만 물었다. 하지만 아빠도 임신 전에 술을 자주 마시면 그 유전적인 피해가 아들과 손자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생후 5주 된 수컷 쥐에게 9주 동안 각각 술 3g과 6g을 투여한 후 생식능력의 변화를 관찰했다.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이후부터 30대 중반까지 하루에 소주 반병과 소주 한 병씩을 각각 마시는 셈이다.

그 결과 수컷 쥐의 고환 무게와 정자의 운동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를 하지 않은 쥐의 경우 정자 100개 중 평균 73개가 난자에 도달한 반면 음주한 쥐의 정자는 40∼50개만 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환의 무게는 최대 17% 줄었다. 문제는 알코올로 인한 생식능력의 변화가 새끼 쥐에게서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음주한 쥐의 아들 쥐와 손자 쥐도 고환의 무게가 5% 이상 줄어든 것. 정자의 운동성도 떨어졌다. 고환의 무게 감소, 정자 운동성 감소는 생식능력의 저하를 의미한다. 이는 사람에게 있어 ‘불임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알코올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방해한다.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낼 때 필요한 효소가 알코올 성분 분해에 쓰이면서 호르몬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또한 고환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를 파괴하고 정자의 기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알코올의존증(알코올중독) 환자 대부분이 성욕감퇴, 발기부전, 사정장애, 무정자증, 고환 위축 등의 성기능 장애를 보인다. 이는 불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알코올로 인한 성기능 장애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치료방법은 ‘금주’뿐이다. 약물을 복용하거나 비뇨기과적 치료를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술을 끊지 않으면 증상은 호전되지 않는다. 술을 마신 뒤 정력이 좋아졌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뿐이다.

과도한 음주로 성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도 술을 끊을 수 없다면 알코올의존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혼자 술을 마시거나 필름이 끊기는 이른바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고 음주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손 떨림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나면 더욱 그렇다.

‘딱 한 잔만 더 마시자’는 안일한 생각이 다음 세대의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특히 2세를 계획하고 있는 남성이라면 더욱 술을 끊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알코올의존증을 치료해야 할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중독을 개인의 의지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코올의존증은 ‘뇌 질환’이다. 이미 알코올에 중독 된 뇌는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음주습관을 확인하고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양재진 알코올중독치료전문 진병원 원장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류경재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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