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의 주소는 한국 강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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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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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목 에디슨박물관장 축음기 등 발명품 1000여점 수집-전시

‘유령탐지기’ ‘숨결’만 못구해
“뮤지컬 만들어 魂 불러낼 것”

손성목 에디슨과학박물관장이 에디슨이 발명한 100년 전 축음기를 돌리고 있다.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손성목 에디슨과학박물관장이 에디슨이 발명한 100년 전 축음기를 돌리고 있다.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토머스 에디슨의 고향은 미국이지만 주소는 한국입니다.”

손성목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장은 에디슨의 발명품을 수집하러 외국에 나갈 때마다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허풍이라 생각하던 외국인 수집가들도 강원 강릉시의 에디슨박물관을 보고 나면 대부분 인정한다. 그곳에는 1877년 에디슨이 만든 제1호 축음기 ‘틴 포일’을 비롯해 에디슨이 직접 만든 발명품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희귀한 물품이 많은 것은 물론 발명품 수로도 세계 최대다.

하지만 손 관장도 아직 갖지 못한 것이 있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는 발명품인 ‘유령탐지기’와 에디슨이 죽을 때 마지막으로 내뱉은 ‘숨결’이다. 에디슨은 레이저를 쏘는 빔 프로젝트와 광전자센서를 이용해 유령을 감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자들은 믿지 않았지만 에디슨은 직접 실험으로 보여주겠다며 1931년 자신의 임종 순간에 유령탐지기를 설치했다. 자신이 유령이 돼서 이를 작동시키겠다는 심산이었다.

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에디슨 본인이 말했지만 마지막 발명품은 끝내 성공하지 못한 채 행방 자체가 묘연해졌다. 유령탐지기에 대한 내용은 에디슨이 죽은 지 2년 뒤인 1933년 미국 잡지 ‘현대 기계와 발명’ 10월호에 게재됐을 뿐이다. 그 대신 에디슨의 친구이자 포드자동차 회사의 창업주인 헨리 포드의 부탁으로 에디슨이 뱉은 마지막 숨이 유리관에 담겼다. 유리관은 포드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됐다고 알려져 있다. 손 관장은 “에디슨의 숨결을 소장하는 것이 꿈”이라고 아쉬워했다.

손 관장은 다른 방식으로 에디슨의 숨결을 갖기로 했다. 바로 에디슨의 영혼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현철 조아뮤지컬컴퍼니 대표가 합세했다. 두 사람은 에디슨의 유령탐지기와 마지막 숨결을 소재로 ‘에디슨의 유령탐지기’라는 과학 뮤지컬을 만들었다. 동아사이언스도 과학 대중화를 위해 뮤지컬 제작에 참여했다. 원래 입장료는 4만 원(R석)이지만 동아사이언스의 지원으로 약 60%인 1만50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뮤지컬에는 손 관장이 수집한 실제 축음기와 에디슨의 발명품이 소품으로 등장한다. “에디슨의 혼을 제대로 되살리려면 100년 전 에디슨이 직접 만졌던 물건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 손 관장의 생각이다. 손 관장은 7월 3일 첫 공연이 열릴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를 둘러보고 “아예 1층에 에디슨 박물관을 갖다놔야겠다”며 “지금도 제대로 작동하는 에디슨의 발명품 100점 정도를 선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더욱 발전시켜 미국 뉴저지 주 ‘에디슨’ 시에 초청받는 것이 꿈입니다. 에디슨의 고향에 한국에서 재탄생한 에디슨의 혼을 전수하는 것이죠.”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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