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 서효석의 건강 365] 중이염 잡으려면 신장 먼저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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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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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수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고생하는 여중생이 있었다. 병원에서 진단 결과 중이염 판정이 나왔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처방이 나왔다. 아이가 얼굴에 칼을 대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할 수 없이 엄마가 유명한 한의사를 찾아갔는데 6개월 약을 지어주었다. 약을 다 먹은 뒤 아이는 중이염이 낳았다. 미심쩍은 엄마가 다시 그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했다.

그 의사 말이 ‘진단은 여기서 받고 수술은 어디서 했습니까?’라면서 한방 치료를 끝까지 믿지 않더라고 한다. 잘 아는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그 의사가 너무 한방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때로는 한방의 관점에서 귓병을 치료하면 양방에서 잘 낫지 않는 귓병이 치료되는 경우도 많다. 한방에서는 귀를 신장과 통하는 구멍으로 본다. 즉 신장의 기는 귀와 통하는데, 신장에는 정(精)이 저장되어 있으므로 정기가 조화로워야 귀가 5음을 제대로 들을 수 있다. 과로로 기혈(氣血)이 손상되어 신장이 상하고 정기가 빠져 나가면 귀가 먹어서 말을 잘 들을 수 없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귀먹음이 모두 열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과거에는 장티푸스 같은 열병을 앓고 난 후유증으로 귀가 멀거나 중이염을 심하게 앓아 난청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청력이 떨어지는 난청은 열병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병균의 감염으로 인한 염증 이외에도 종양, 약물, 소음, 나이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중이염은 증상에 따라 구분한다. 중이 부위에 발적(發赤;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름)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관이 서서히 부어서 귀 안이 막히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을 이창(耳脹, 脹: 부을 창), 분비물이 나오면서 충혈된 고막이나 중이에 점막이 붓고 열이 나면 이를 이통(耳痛)이라고 한다.

고막 안쪽에 빡빡한 농액이 흐를 때를 농이(膿耳), 검은색을 띤 농이 배출되면서 악취가 날 때 이감(耳疳, 疳: 감질 감),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되며 고름이 흐르는 것을 이루(耳漏, 漏: 샐 루)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중이염의 경우 치료법이 따로 있다. 이창이나 이농은 청열거풍지제(淸熱擧風之劑)를, 농이나 이감에는 삼수습약(渗水濕葯)을, 이루에는 부정거사법(扶正祛邪法)을 사용한다.

모두 전문적 내용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피하겠다.

중이염에 좋은 한약재는 호이초(바위취)다. 통증이 있을 때 호이초를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없앤 다음 소금을 뿌린 후 즙을 짜서 직접 귀에 한 두 방울 떨어뜨리면 중이염 치료에 효과가 좋다.

중이염은 평상시에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물이 들어갔다면 바로 물기를 제거해 준다. 귀지를 파 낼 때 상처가 생겨도 중이염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하고, 급성 중이염은 추운 계절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이다.

아이들은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 씻기, 식사 후에는 양치질을 한다. 신생아는 모유로 면역성을 길러 줄 수 있다. 신생아가 누운 채로 젖병을 빨면 귀의 구조상 이관을 통하여 귀 쪽으로 우유가 흘러 들어가 중이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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