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환자는 집에서도 마스크… 식사도 당분간은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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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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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아이가 플루감염”… ‘FLU FAMILY ’ 안 되려면
아이방 자주 환기… 문·변기 손잡이-수도꼭지 잘 닦아야
환자 식기-수건 꼭 삶도록… 임신부 천식환자는 다른 곳 ‘피신’

그래픽 이고운
그래픽 이고운
《“첫째 아이가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둘째 아이를 할머니 집에 맡겨야 하는 건가요”
“가족 중 한 명이 신종 플루에 걸렸으면 다른 식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종 플루 감염자수가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급증하면서 가족 중 한 명이 신종 플루 확진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생활공간을 공유하고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가족 구성원이 신종 플루에 걸렸을 때 나머지 가족은 ‘혹시 우리 식구 다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기게 된다. 아이가 있는 집은 걱정이 더하다. 첫째 아이가 걸린 후 둘째 아이도 덩달아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감염자 중 72%는 19세 미만 청소년과 아동이었다. 노인이 신종 플루에 더 잘 걸릴 것 같지만 65세 이상 노인 환자 비율은 1% 미만이다.》

보건당국이 최근 우선접종대상자를 발표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2순위로 초중고교 학생을 배정한 것도 집단생활로 인해 전염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신종 플루에 걸려온 뒤 집에 돌아와 노약자나 다른 형제에게 옮기는 2차 감염이 많다”고 지적했다.

○ 집 안에서도 마스크 써야

아이가 신종 플루에 걸렸거나 증상이 의심스럽다면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말을 할 때도 분비물이 나오기 때문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 미세한 침이 반경 2m 이내에 떨어질 수 있다. 또 기침을 할 때 튀어 나오는 미세입자는 반경 5m까지 날아갈 수 있다. 이 교수는 “가족 중 신종 플루 환자가 있다면 밥상도 당분간 따로 차려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기침을 할 때 손바닥으로 가렸다면 균이 묻은 손은 바로 씻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집안 내에 있는 물건을 만진 뒤 다른 가족이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청소를 해야 한다. 문손잡이, 변기손잡이, 수도꼭지는 세심하게 닦아야 하는데 약국에서 파는 알코올 소독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신종 플루에 걸린 사람은 따로 수건을 쓰고 신종 플루 환자가 쓰는 마스크, 수건, 식기는 삶아서 관리한다.

신종 플루에 걸린 아이가 쓰는 방은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한다. 집안 내부로 자꾸 분비물들이 떠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으로 연결되는 문은 닫고 외부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코는 점액이 촉촉하게 남아 있어야 바이러스를 잘 걸러내는데 코가 건조해지면 방어력이 많이 떨어진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도록 한다.

○ 임신부는 바이러스 면역력 약해

전문가들은 “가족 중 한 명이 걸렸다고 해서 격리시키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미 지하철, 버스, 길거리에서 수도 없이 많은 균에 노출됐기 때문에 큰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로나 피곤함을 느끼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과음이나 흡연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다만 가족 중 만성질환자나 천식 환자가 있다면 당분간 다른 장소에 머무는 것이 좋다. 임신부가 신종 플루 환자를 간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신부는 임신 뒤 폐가 확장되면서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침투에 약하다. 면역체계에도 변화가 오기 때문에 몸도 약해진다. 이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임신부를 백신 접종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임신부는 남편이나 아이가 신종 플루에 걸렸다면 다른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고, 같은 장소에 머물지 않도록 한다.

○ 계란 알레르기 없는지 확인해야

신종 플루 접종은 27일 의료인·방역요원을 시작으로 11월 중순부터 2순위인 초중고교 학생이 맞는다. 11월 말에는 3순위인 영유아와 임신부가 맞는다. 백신 접종은 강제가 아니라 본인의 동의하에 맞는다. 아이가 계란 닭고기에 호흡곤란 같은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라면 접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종 플루 백신은 계란에서 키운 바이러스로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 독감 접종 뒤에 심한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몸이 안 좋을 때 접종을 받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을 하는데 미열 정도라면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37.8도 이상의 발열이 있으면서 기침, 콧물 또는 코 막힘 증상이 있거나 최근 3개월 이내에 감마글로불린, 혈청 주사 같은 면역 치료 주사를 맞은 사람, 수혈을 받은 사람은 접종을 피한다.

백신 접종 뒤 20분 정도는 의료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이 없는지 확인한다. 만약 접종 후 어지럼증, 호흡곤란, 전신 발진 또는 부종이 생기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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