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부동산 맵 “발품 앞서 클릭클릭”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항공사진-입체영상으로 아파트 단지정보 손금보듯

정부-포털 잇따라 선보여

올 8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강모(29·여) 씨는 회사 근처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서 2억 원대의 전셋집을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회사 일 때문에 여러 단지를 찾아다닐 시간과 여력이 없어 애만 태웠다. 이때 강 씨는 회사 동료 소개로 알게 된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지도 서비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 사이트에 전세금의 범위와 관심 지역을 입력하자 조건에 맞는 아파트 단지가 검색됐다. 또 이 단지와 주변을 찍은 위성지도까지 볼 수 있어 실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지도 위에 커서를 놓고 클릭하자 인근 상권과 학교 정보, 단지의 아파트 규모별 분포도 등이 모니터에 주르륵 펼쳐졌다. 강 씨는 이 사이트에서 여러 단지를 비교해 본 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전세 계약을 했다.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

부동산 입지 특성과 현장 정보를 온라인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집이나 전세를 구할 때 수요자 본인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은 부동산 거래의 ABC에 해당하는 덕목. 하지만 모든 단지를 일일이 가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 발품에 집착하다 보면 대상 지역의 사전 정보를 챙기지 않고 무작정 중개업소로 달려가 집을 둘러보다 헛고생만 하는 일도 많다. 발품을 팔기 전에 인터넷을 활용한 사전정보 준비, 즉 ‘맵(Map)품’을 팔면 효과적으로 집을 구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는 이달 6일부터 ‘부동산 맵’ 서비스를 선보인 뒤 일주일간 페이지뷰가 그 전보다 2, 3배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위성지도 위에 각종 정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지도는 실제 해당 지역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입체적인 것은 물론이고 각종 정보를 지도 위에서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도 위에는 아파트나 빌라가 위치한 지점마다 파란색 깃발이 표시돼 있고 이 깃발 안에는 단지별 가구 수를 뜻하는 숫자가 적혀 있다. 지도만 보고도 그 지역에서 가장 가구 수가 많은 단지와 적은 단지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 깃발을 클릭하면 해당 단지의 입주시기와 시세 등 통합 정보가 표시된 박스가 지도 위에 펼쳐진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서울과 수도권 3000여 개 단지의 외관 모습과 인근 거리의 실제 사진을 360도 돌려가며 파노라마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미리 가보는 단지 로드뷰’ 서비스를 올 3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단지에 직접 가지 않고도 학교, 공원, 마트 등 주변 편의시설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둘러볼 수 있다. 간판까지 들여다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높은 항공사진으로 입지 주변 환경을 살펴볼 수 있는 ‘스카이뷰’도 바쁜 회사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부동산+지도’ 서비스 확산 중

지도 위에 각종 정보를 얹는 서비스는 정부 사이트도 제공하고 있다. 통계청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 통계지리정보시스템(SGIS)은 이사를 가려고 하는 지역의 각종 통계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해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다면 이사 가고 싶은 지역의 단지 중에서 학원이나 문화시설이 많고 유흥가가 적은 단지를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지하철 역 주변 단지 중에 가장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를 순서대로 검색해볼 수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이 갖고 있는 방대한 통계 자료들을 텍스트 형태가 아니라 지도상에서 빨리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12일부터 온나라 부동산 포털 사이트에서 부동산개발정보 지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차원 지도 위에서 광교, 동탄, 송도신도시 등 전국 36개 개발지구의 위치와 면적, 가구수,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 정보를 확인하고 단지 배치도, 조감도, 평면도 등 개별 아파트 단지 정보를 볼 수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입지가 중요한 부동산과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난 지도는 시너지가 커 이 둘을 결합하려는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온라인 지도에서 객관적이고 수치화된 입지 정보를 비교 파악한 뒤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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