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장식용 전구 3월前 제거해야”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전구 장식을 설치한 전나무의 잎. 전구가 닿지 않은 잎(왼쪽)은 변화가 없으나 전구가 직접 닿은 잎은 일부분이 누렇게 변했다. 사진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전구 장식을 설치한 전나무의 잎. 전구가 닿지 않은 잎(왼쪽)은 변화가 없으나 전구가 직접 닿은 잎은 일부분이 누렇게 변했다. 사진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전구 열기로 잎 누렇게 변해”

연말연시 도심의 가로수에 많이 걸리는 장식용 전구. 아름다운 야간 경관 연출에 크게 기여하지만 가로수를 보호하려면 설치와 철거 시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생태과 김선희 박사팀이 2001∼2005년 실제 나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조명 시설은 나무가 완전히 휴면상태가 되는 12월부터 설치하고 2월 말까지는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나무와 벚나무에 1∼4월의 3개월 동안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장식용 전구를 설치한 다음 전구에서 나오는 열과 나뭇잎의 상태, 생장 정도 등을 조사했다.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는 3월 초. 전나무 잎이 건조해져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변한 부분은 생장에 필요한 양분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김 박사는 “약 28도에 달하는 전구의 뜨거운 온도 때문에 열해를 입은 것”이라며 “전구를 잎에서 3cm 정도 떨어지게 설치하면 누렇게 변하는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조명시설이 벚나무의 개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4월 초 꽃피는 시기와 꽃눈의 크기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명시설을 설치한 나무와 설치하지 않은 나무 사이에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김 박사는 “조명시설을 철거할 때는 나무에 매어놓은 전깃줄이나 철사 줄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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