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우주]독감백신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올겨울 추위가 매서운 만큼 독감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일부에서 독감백신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병의원에서는 엉뚱한 백신을 맞았다고 하는 환자의 항의가 있다고 한다. 매년 전 국민의 3분의 1이 독감백신을 접종받는데 효과가 없다면 혼란과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다.

독감백신은 개발된 지 60여 년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3억 명분이 시판될 정도인데 많은 연구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으로 입증됐다. 독감백신의 효과는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측하여 백신에 포함시킨 바이러스주와 실제 유행 바이러스주의 일치 여부 그리고 개개인에 대한 백신 접종 후 면역 생성 능력 등 두 가지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겨울 독감 유행을 주도하는 브리스번형 A형 독감바이러스주는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주와 정확히 일치한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듯 WHO가 유행 바이러스 예측을 잘못하여 독감백신의 효과가 없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독감백신을 맞은 후에 독감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있어서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의 근거가 되는데 이런 경우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겨울철에는 독감바이러스 이외에 여러 가지 호흡기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감염증이 동시 유행하므로 실제는 독감이 아닌 감기 또는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일 가능성이 있다. 또 노약자와 만성병 환자는 면역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므로 독감백신 접종 후 방어면역 생성이 불충분하여 독감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독감백신을 맞은 사람이 맞지 않은 사람보다 독감을 약하게 앓으며 폐렴 같은 중증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독감백신은 일반인에서 70∼90%의 예방 효과가 있다. 노약자는 예방 효과가 그보다 떨어지지만 합병증으로 인한 병원 입원 및 사망 예방 효과는 최대 70∼80%에 이르므로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는 주요 이유가 되고 있다.

현재 독감백신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개량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지만 독감 합병증으로 병원 입원 및 사망의 위험이 증가되는 노인, 만성병환자, 임신부 및 영유아 등 고위험군의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이 강한 독감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치료제 선택에 곤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군은 독감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더욱 필요하다.

아직도 고위험군 등 우선 접종 대상자의 독감백신 접종률이 목표에 미달한다. 전국적인 유행 감시가 시작된 2000년 이래 국내에서 독감이 유행하지 않은 겨울철은 없었으며 독감은 4월까지도 유행하므로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잘못된 정보가 독감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접종을 기피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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