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튀어나온 내 입, 어떻게 넣을까?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돌출 증상에 따라 수술법 달라져, 적합한 수술해야 ‘합죽이’ 안돼

충무로의 유망주로 손꼽혔던 여배우 A 씨. 그녀는 성형수술을 한 뒤 괴로움에 빠졌다. 외모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돌출 입을 치료하려다가 오히려 ‘합죽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입이 너무 들어간 그녀의 모습에 실망한 팬도 적지 않았다. 다소 돌출된 입이 합죽이보다는 더 개성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돌출 입, 자가진단은 절대금물

A 씨가 자신에게 맞는 정확한 치료법을 선택했더라도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까?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 씨의 돌출 입에 가장 적합한 치료는 치열교정과 양악수술이었다. 그녀는 치열교정이 당장 연기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서인지 다른 시술을 받았다.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돌출 입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수술 없이 교정만으로 치료되기도 하고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돌출 모습에 따라서 적합한 수술 종류도 달라진다.

똑같은 돌출 입이라도 진단이 서로 다르게 나올 수 있으며 합당한 치료법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이 튀어나와 보이면 손쉽게 자가진단을 내리고 치료법도 스스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돌출 입이 생기는 요인도 각기 다르다. 입 자체는 정상이지만 미세한 무턱 증상만 있어도 입이 튀어나와 보인다. 또 코끝이 심하게 낮은 사람도 돌출 입처럼 보일 수 있다.

이렇듯 돌출 입의 기준은 상대적이므로 입의 윗부분이 나왔는지 아랫부분이 나왔는지부터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세밀한 진단 없이 무조건 ‘입만 집어넣는’ 수술을 받을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선무당이 사람 잡는’ 현상을 피하려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얼굴성형 전문가인 프로필 성형외과 안면윤곽센터 정지혁 원장은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는 신빙성 없는 성형 정보를 맹목적으로 믿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돌출 입 수술 후 연예인 A 씨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사의 진단에 맞는 적절한 치료 절차를 밟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2006년부터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로 재직하면서 성형외과 전공의와 학생을 상대로 얼굴뼈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 성형외과-치과 연계시스템 확실해야

어릴 적부터 불쑥 튀어나온 입 때문에 고민하던 커리어우먼 이모(26) 씨. 학창시절 그녀는 ‘옷을 걸어도 될 만큼 입이 튀어나왔다’고 하여 ‘옷걸이’란 별명을 얻었다. 대학 입학 후 그녀는 치과에서 교정치료를 시작했다.

교정을 위해 치아를 4개나 뽑았다. 교정 기간은 2년 반이나 걸렸다. 하지만 교정이 끝난 뒤 그녀에겐 다시 ‘옥니’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입이 전체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치아만 들어가는 바람에 입을 다물면 잇몸은 여전히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은 그녀는 자신이 양악수술과 치아교정을 함께 받아야 하는 골격성 2급 돌출 입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처음부터 성형외과와 치과 두 군데에서 상담을 받았더라면…’ 하는 후회를 했다.

흔히들 ‘돌출 입 치료’ 하면 치과를 먼저 생각한다. 흐트러진 치열을 바로 잡고 윗니(상악)와 아랫니(하악)의 비정상 교합을 바로잡는 치아 교정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돌출된 치아를 안으로 밀어 넣는 방법으로도 교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치아만 밖으로 튀어나온 치성 돌출 입은 이러한 치아 교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씨처럼 골격성 돌출입은 얘기가 다르다. 치아교정 뿐만 아니라 입 골격 자체를 안으로 밀어 넣는 수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골격성 돌출 입 수술은 증상에 따라 방법도 다르다. 턱 자체를 안으로 밀어 넣는 ‘양악수술’이 있는 한편, 상악과 하악의 앞니 6개씩만 뒤로 밀어 넣는 ‘전방분절절골술’도 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하나의 수술만으론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때엔 두 가지 수술을 동시에 해야 한다. 아무래도 턱 자체를 옮겨야 하는 양악수술은 전방분절절골술에 비해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정 원장은 “상악과 하악을 함께 수술하는 양악수술은 고난도의 테크닉과 풍부한 시술경험이 필요한 만큼 안전성이 확보된 병원에서 시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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