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시장 ‘스파크’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 IPTV 정식 서비스 앞두고 갈등 증폭

지상파 - 케이블 - IPTV업체

유료 프로그램 싸고 전면전

DMB는 “규제 완화 해달라”

10월 초 인터넷TV(IPTV)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IPTV, 케이블TV 방송, 위성방송 및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지상파TV 방송 등 방송통신업체 간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디지털 융합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업체들의 배타적인 콘텐츠 공급 전략과 불평등한 규제 적용에 따른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S, MBC 등 지상파TV 방송에 매여 있는 왜곡된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 유료방송 시장 지각변동이 원인

KT 등 IPTV 업체들은 KBS, MBC 등의 지상파 프로그램 재전송 유료화 방침에 따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커 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IPTV 업체의 유료방송 시장 진출을 반대해 온 케이블 방송 진영도 IPTV에 대해 주요 프로그램제공업체(PP)의 콘텐츠를 줄 수 없다는 태도여서 통신업체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IPTV가 과거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와 위성DMB인 TU미디어처럼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방송의 콘텐츠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경쟁력을 잃은 전철을 반복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콘텐츠 공급 갈등은 케이블 방송과 지상파 방송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는 무료로 허용해 온 케이블 방송의 지상파 재전송에 대해 저작권을 내세워 유료 전환을 요청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혀 양자 간 충돌이 빚어졌다.

케이블 방송 시장의 규제 완화 방침에 따른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본금 10조 원 미만인 대기업의 뉴스 프로그램 제공사업을 허용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언론의 독립성’을 내세운 일부 언론단체의 반대로 공청회 개최조차 무산된 상태다.

방통위가 대형 케이블 방송의 시장점유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몸집 불리기’를 노리는 대형 케이블 방송사와 소형 케이블 방송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금까지 정책적으로 소외돼 온 위성방송과 위성DMB 업체 등도 “외국인 및 대기업 지분 제한 등의 규제를 IPTV, 케이블 방송과 같은 수준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공정한 경쟁 위한 심판 필요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전국에 1486만 가입자를 가진 케이블 방송이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위성방송, 위성DMB 등이 틈새시장 공략에 실패했지만 IPTV라는 강력한 도전자의 출현으로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이 틈을 타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 전환, 고화질(HD) 방송 등 제작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IPTV는 물론 케이블 방송에까지 재전송 유료화를 추진하는 바람에 갈등 구조가 복잡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방통위 당국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경제논리가 강해지면서 ‘지상파는 무료’라는 기존의 보편적 서비스 논리와 충돌을 빚고 있는 것”이라며 “케이블, IPTV 등 유료방송 간 공정 경쟁을 위해 콘텐츠의 차별적 공급을 막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국내 상업방송은 콘텐츠 경쟁력이 큰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방송 매체를 선택적으로 차별화하는 불공정 요소가 강했다”며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을 철저히 구분하는 등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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