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건강 100세]밥 한 숟가락 덜면 건강 염려 덜죠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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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려면 소식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소식과 장수의 연관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다. 다만 적게 먹으면 평균 수명이 50% 정도 연장된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소식한 동물은 수명이 길 뿐만 아니라 잘 움직이고 건강 상태도 좋은 반면 먹고 싶은 만큼 먹은 동물은 살이 찌는 것은 물론 활동이 줄고 다른 동물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각종 만성질환에 걸려 일찍 죽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이 소식 실험은 평소 먹는 양의 70% 정도로 줄인 대신 사료의 영양가는 우수한 음식만 골라서 먹인 결과다.

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소식 실험은 음식의 종류와 제한 수준을 동물처럼 마음대로 조절하기 힘들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도 사람을 대상으로 소식을 시킨 후 그 결과를 측정해 보고한 내용이 있다.

운동하는 그룹과 운동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눈 후 각각 일일 최저 열량에 해당하는 890㎉(밥공기 두 그릇 정도)를 6개월 동안 공급한 뒤 체온과 공복(空腹) 상태에서의 인슐린 수치를 측정했더니 운동을 한 그룹에서 현저하게 떨어졌다. 체온과 인슐린 수치가 낮다는 것은 몸속에서 노화를 일으키는 과정인 산화가 덜 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세계 최장수 국가이다. 오래 살기 위해 소식 원칙을 지키는 일본인이 많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장수 기록은 세계 의학계의 주요 관심사다. 많은 학자가 직접 그곳을 찾아 장수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 결과 오키나와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일본인이 먹는 양의 70∼80%만 먹으며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생선과 채소를 주로 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오키나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을 하려면 소식에 대한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푸짐하게 먹는 것이 덕인 문화 속에서는 아무리 소식을 하기로 다짐해도 사흘을 넘기기 힘들다.

소식을 하려면 평소 배가 부를 정도로 식사를 하지 말고 상에 오른 음식 중 채소는 다 먹고 밥은 남기는 것이 좋다. 육류는 줄이며 꼭 육식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채소를 미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체력이 부족한 노인은 의도적으로 소식을 하기보다는 과체중을 피할 정도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 노인들은 소금기가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데 싱겁게 먹는 것이 소식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특히 병 치료 후 회복기에 있거나 폐결핵 암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소식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이준남 재미 내과·자연치료 전문의 www.100sein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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