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동연구팀“분해된 광물 입자가 대규모 지진 일으켜”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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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원리가 한국과 일본 공동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연구를 주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박사과정 한래희 씨는 “단층 운동으로 잘게 분해된 광물 입자들이 단층면의 마찰력을 크게 줄여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내 ‘사이언스’ 11일자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대규모 지진에서는 보통 지진 시작 직후 단층면의 마찰력이 크게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소한 만큼의 에너지의 일부가 지진파 에너지로 방출돼 지각을 흔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암석을 2개의 원통 형태로 가공해 하나는 고정시키고 다른 하나는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두 원통 사이 접촉면의 마찰력을 측정했다. 실제 단층운동을 본뜬 모의실험을 구성한 것. 원통이 단층, 접촉면이 단층면인 셈이다.

실험 결과 단층이 움직이면서 생긴 마찰열 때문에 광물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까지 잘게 분해됐다. 연구팀은 바로 이 미세한 나노 입자들이 윤활제 역할을 해 단층면의 마찰력을 줄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 씨의 연구를 지도한 이진한 교수는 “지구과학 분야에서 국내 대학원생이 ‘사이언스’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진의 태동과 전파 과정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지진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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