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최악'의 황사 내습… 경보 확대

  • 입력 2007년 4월 1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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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기자
서영수기자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등에서 발원한 올해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엄습해 전국에 황사 경보가 발령됐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남·전북과 제주도에 내려진 황사주의보가 오후 들어 각각 황사경보로 대치 발령되면서 이에 앞서 황사경보가 해제된 서해5도를 제외한 전국 전 지역에 동시에 황사경보가 내려지게 됐다.

기상청이 미세먼지(PM-10) 농도를 측정해 황사특보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4월10일 이후 전국적으로 거의 동시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지방에는 여러 차례 황사경보가 발효된 적이 있지만 부산, 대구, 제주도 등 남부지방까지 황사경보가 내려진 적은 없었다.

서울의 경우만 보면 2002년 3월21~22일, 2002년 4월8~9일, 2006년 4월8~9일에 이어 이번이 4번째 황사경보로 황사 발생일수는 올해 들어 벌써 6일째다.

기상청은 "오늘은 하루 종일 황사경보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밤부터 약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일 오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의 관측소별 미세먼지(PM-10) 농도는 대관령 1790㎍/㎥, 추풍령 1465㎍/㎥, 속초 1418㎍/㎥, 대구 1417㎍/㎥, 영덕 1천31㎍/㎥, 안동 1324㎍/㎥, 천안 1202㎍/㎥, 흑산도 1097㎍/㎥, 진주 1048㎍/㎥, 관악산 1036㎍/㎥ 등으로 오전보다 다소 높아진 상태다.

가시거리는 서울 3㎞, 대전 3㎞, 부산 1.5㎞, 울산 1㎞ 등으로 나타났다. 맑은 날 가시거리는 10㎞ 이상이다.

3월31일부터 시작된 이번 황사는 몽골 고비사막,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황토고원, 만주 등에서 발원한 것으로 저기압의 동진에 따라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황사가 대기 중에 거의 정체돼 있는 상태로 오전부터 1000㎍/㎥ 이상의 높은 미세먼지(PM-10)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이 세게 불면 바다 쪽으로 황사가 쓸려내려 갈 수 있는데 기류가 약해 내륙에서 정체 상태에 있다. 하지만 당분간 추가로 황사가 유입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황사 상태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정확한 미세먼지 농도 측정값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한도 전역에 걸쳐 황사가 심한 상태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이 1915~2006년 사이 100년 간 황사일수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았던 것은 43일이 발생한 1941년도였고 1937년(32일), 2001년(27일), 1940년(26일) 등의 순이었다.

봄철에 86% 발생하는 황사는 월별로는 4월, 5월, 3월 등의 순으로 많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한편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제주 및 남해안 지방에는 천둥, 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오며 우박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

올들어 '최악'의 황사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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