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발육]모유 먹이면 비만 위험 줄어든다

  • 입력 2006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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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최윤정(33) 씨는 2003년 9월 첫딸을 낳고 3개월째부터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 정상 체중에 약간 미달하는 2.9kg이었던 첫딸은 분유를 먹자 두 달 만에 1.9kg이 늘었다. 같은 기간 모유를 먹은 다른 여아의 평균 체중은 1.5kg 정도 늘었다.

최 씨는 “지난해 8월 태어난 둘째 아이도 분유를 먹으면서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영유아 비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생후 1개월 된 영아의 비만율이 남아는 9.9%, 여아는 6.5%였다. 6세 이하의 비만율은 2∼9.9%로 1998년 0.6∼7%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비만율 증가가 분유 수유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대한소아과학회와 질병관리본부는 28개 의과대학 종합병원의 육아상담실 또는 예방접종실을 찾은 영유아의 체중과 신장 등을 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생후 7개월 이후에는 분유를 먹은 아이의 체중과 키가 모유를 먹은 아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유 수유 영아의 체중은 남아는 7개월, 여아는 4개월까지 분유 수유 영아보다 높거나 비슷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분유 수유 영아가 더 높았다. 또 모유 수유 영아의 키는 남아는 4개월, 여아는 2개월까지 분유 수유 영아를 앞질렀지만 그 이후에는 역전됐다.

학계는 이 자료가 분유 수유가 소아비만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제일병원 소아과 신손문(申孫門) 교수는 “모유에 지방세포의 분화·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비만아의 비율이 낮다는 통계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연구팀은 4월 말 영아 324명을 조사해 3개월 이상의 모유 수유가 비만이 될 위험성을 40% 정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한소아과학회와 미국소아과학회는 4∼6개월까지는 모유만을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정유미(鄭惟美·42·여) 소아과 전문의는 “6개월까지는 모유만을 먹이고 이후 돌까지는 모유 수유와 이유식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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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키 크고 살 안찌려면▼

성장기 어린이들은 가능한 한 당분과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등 식단을 조절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소아비만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당분 섭취량을 줄이려면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사탕 등 과자를 많이 주지 않는 게 좋다. 또 당분이 많은 과일주스 대신 과일을 먹도록 해야 한다.

지방질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고기를 먹을 때도 살코기만을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화여대병원 소아과 서정완(徐廷玩) 교수는 “자녀에게 단백질이 풍부한 순 살코기를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소 집에서 식사를 할 때는 고기보다는 야채, 나물, 생선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식사 속도도 중요하다. 자녀에게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야 비만을 줄일 수 있다. 급하게 식사하는 사람이 더 뚱뚱하다는 통계도 있다.

이유식과 우유도 중요하다. 비만 위험이 있는 아이에게는 한식 이유식을 주고, 저지방 우유를 먹여야 한다.

자녀의 운동을 위해서는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등 앉아서 하는 일을 먼저 줄여야 한다. TV 시청 등에 빠진 아이들은 도중에 간식을 먹거나 운동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살이 찔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운동을 하거나 밖에서 뛰어놀며 성장점을 자극해야 키가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순천향대병원 이동환(李東奐) 소아과 교수는 “체지방을 줄일 수 있는 빨리 걷기와 등산 등이 비만 방지에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체지방이 축적되는 5, 6세 때 특히 비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 이때 식습관을 잘 들여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신광영 기자 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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