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死因 1위 ‘자살’… 2004년 사망원인 통계

  • 입력 2005년 9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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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망자 4명 중 1명은 암으로 숨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8일 밝힌 ‘2004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는 24만5800명이었다. 하루 평균 672명, 시간당 28명이 숨진 셈이다. 자살한 사람은 인구 10만 명에 25명이었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994년에 비해 15명 많아져 최근 10년간 사망 원인 중 암(21명 증가)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3년 기준 OECD 국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한국 23.3명 △헝가리 22.6명 △일본 18.7명(2002년) △핀란드 18.4명 △체코 14.2명 △미국 10명(2001년) △룩셈부르크 10.3명 등이었다.

통계청 인구 동향과 김동회(金東會) 과장은 “경제난, 이성문제, 부부갈등 등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남자가 34.5명으로 여자(15.8명)의 2.2배였다.

전체 자살자 1만2000명 가운데 40대 자살자 비율이 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16.3%), 30대(15.9%), 50대(15.8%), 70대(12.5%), 20대(9.4%)의 차례였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이홍식(李弘植) 교수는 “일본이 과거 경기불황 때 40, 50대 중장년층의 자살이 많았던 것처럼 한국도 경제적 스트레스로 인한 40대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회 차원에서 자살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6만5000명.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자는 133.5명으로 1994년(112.7명)에 비해 20.8명 늘었다.

최근 사망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암은 폐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가 1994년 18.8명에서 2004년 27.5명으로 8.7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장암은 6.6명, 전립샘암은 2.9명, 췌장암은 1.9명 늘었다.

반면 지난해 위암으로 숨진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23.2명으로 1994년(28.8명)에 비해 5.6명 줄었다.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연구단 신해림(辛海林) 단장은 “서구식 식습관과 환경오염으로 암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근 10년간 18.1명이 줄었다.

성별 사망 원인 순위를 보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자살(인구 10만 명당 34.5명), 간 질환(31.0명), 교통사고(25.2명)로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여자는 남자에 비해 당뇨병(24.5명)과 고혈압성 질환(13.9명)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미만에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 20, 30대는 자살, 40대 이상은 암이 사망 원인 1위였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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