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과학기술위성 초신성 잔해 세계최초 전경촬영

국내에서 개발한 ‘원자외선 우주망원경(FIMS)’이 세계 최초로 관측한 돛자리초신성 전체 잔해의 영상. 섭씨 10만도의 고온에서 탄소로부터 전자가 떨어져 나올 때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촬영한 사진이다. 붉은 색을 보일수록 온도가 높고 가스가 많이 분포한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이 쏘아올린 과학기술위성 1호가 세계 최초로 돛자리 초신성 잔해(殘骸)의 전체 모습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9월 27일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1호의 ‘원자외선 우주망원경(FIMS)’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1500광년 떨어진 돛자리 초신성의 잔해를 촬영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관측된 돛자리 초신성 잔해는 1만1000년 전 폭발된 것이며 보름달의 16배 정도 크기로 보인다. 지금까지 돛자리 초신성 잔해는 원자외선(눈에 보이지 않는 짧은 파장의 빛)에서 부분적으로만 관측됐다.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공동개발한 FIMS는 전체 영상은 물론 가스성분의 분포를 알려주는 스펙트럼까지 밝혀준다.

한국천문연구원의 한원용 박사는 “기존의 우주망원경이 개별 나무를 자세히 관찰한 셈이라면 FIMS는 숲 전체를 바라보도록 설계됐다”며 “돛자리 초신성의 전체적인 가스분포를 파악할 수 있어 우리 은하 진화과정의 비밀을 캐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초신성 잔해▼

생명을 다한 별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 뒤 남긴 물질이다. 중심부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되고 주변부는 거대한 가스덩어리를 형성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