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릴때 느끼는 힘보다 맞는사람 아픔 더 커”

  • 입력 2003년 7월 1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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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나는 그렇게 세게 때리지 않은 것 같은데….”

사람들은 남을 때릴 때 자신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힘을 주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매를 때릴 때 자신들이 인식하는 매의 강도보다 실제로 아이가 맞은 강도가 훨씬 세다는 것. 아이들이 말다툼 끝에 서로 한 대씩 주먹을 주고받은 뒤 “쟤가 나보다 더 세게 때렸다”며 억울해하는 것도 이 때문.

11일 영국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대 유니버시티칼리지 연구팀은 2명씩을 한조로 해서 힘의 강도와 인식의 차이를 실험 조사했다. 먼저 A로 하여금 일정하게 고정된 강도의 힘(또는 때리기)을 B에게 가하도록 한 뒤 B에게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똑같은 강도로 A에게 힘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과정을 8번 되풀이하자 매번 오가는 힘의 강도가 33∼50% 세졌다. 8회 반복 후에는 처음에 A가 B에게 가한 힘보다 14배나 센 힘이 오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인체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뇌에 신호를 보내 일어날 일을 예상하게 하는데, 그랄 경우 인체는 자극에 대해 둔감해져 무의식적으로 더 많은 힘을 동원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기 발가락을 스스로 간질일 때는 이미 뇌가 사전 경고를 받은 상태여서 간지러움을 잘 못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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