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천체]소행성 충돌위기모면 뒤늦게 밝혀져

  • 입력 2002년 6월 21일 11시 13분


축구장 크기 만한 소행성이 지구에서 불과 12만km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고 BBC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미국 뉴멕시코주(州)에서 소행성 탐사작업을 하던 천문학자들은 '2002MN'이라는 이름을 가진 직경 50~120m의 이 소행성이 지난 14일 초속 10km의 속도로 지구밖 12만km까지 다가왔다고 밝혔다.

소행성이 달의 궤도 안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6번째이며, 이처럼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온 것은 9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 소행성은 크기가 매우 작은 편이어서 지구와 충돌한다 하더라도 지구 전체가 피해를 입지는 않았겠지만 실제로 충돌했다면 1908년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 2천㎢의 숲이 망가졌던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소행성이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피해간 사실을 3일이나 늦게 알게 된 배경에 대해 에든버러 왕립 천문대(ROE)의 존 데이비스 박사는 소행성이 태양과 일직선 상에 위치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행성이 태양과 일직선 상에 놓일 경우 밤 시간대에는 절대 볼 수 없으며 일반 망원경으로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처럼 보이지 않던 소행성은 마치 '청천벽력'(Bolt from the blue)처럼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코앞에 다가와도 바로 알 수 없었다는 것이 데이비스 박사의 설명이다.

한편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베니 페이저 박사는 "관측 능력이 발전하면서 작은 소행성들의 아슬아슬한 접근까지도 감지된다"면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과거 퉁구스카에 충돌했던 정도의 또 다른 충돌을 경험할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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