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식 알레르기 있다면 키스할때 조심하세요"

  • 입력 2002년 6월 16일 21시 29분


‘음식 알레르기가 있다면 키스를 조심하세요.’

땅콩과 같은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6시간 전에 땅콩을 먹은 사람과 키스해도 가려움증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의학전문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됐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의 알레르기 전문가 수잔 토이버 박사팀은 견과류와 씨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37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중 20명이 키스 뒤에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놀라운 것은 연구진이 질문지에서 키스에 대해 묻지 않았다는 사실. 환자들은 자발적으로 키스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키스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은 실제 더 많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이 자세히 조사한 17명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은 몇 분안에 일어났고 주로 키스한 부위가 가렵거나 부어오르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타임지는 최근호에서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경미한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도 계속 노출되면 몸의 반응이 더 심해진다고 경고했다. 심지어는 호흡 곤란이나 쇼크를 유발한다는 것. 엄마가 뺨에 키스한 세살배기 남자 어린이의 경우 응급실에 실려가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 중 4명은 키스한 상대가 이를 닦은 뒤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으며 2명의 여성은 남편이 견과류를 먹은지 6시간이 지났는데도 알레르기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데이트 중에 이런 일을 겪었으므로 젊은이들은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에 주의해야 하며 심한 음식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은 상대에게 미리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연구진은 충고했다.

또 타임지는 음식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눈물이 나거나 숨이 가빠지면 주변 사람에게 그것을 치워주거나 만진 뒤 손을 닦을 것을 부탁해야 하며 음식의 성분 표기를 자세히 읽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해도 도저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뉴욕대의 알레르기 전문가 클리포드 베셋 박사는 아빠가 어린이에게 키스하기 전 면도할 때 사용한 쉐이빙 크림에 들어 있는 기름성분에 어린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낸 경우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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