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휘어진 등뼈, 손으로 곧추세워 볼까 '카이로프락틱'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25분


허리가 아파 고생하고 있는 사람은 한번쯤 시술받았거나 얘기를 들어봤을 만큼 국내에 널리 알려진 카이로프락틱과 추나요법.

이 두가지 시술은 비뚤어진 뼈를 손을 사용해 교정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추나의 경우 침술이나 약물을 추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현재 한국에서 시술되는 카이로프락틱은 1972년 미국에서 들어왔다.

추나요법은 그동안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시행되어 오다가 자생한방병원의 신준식 원장이 90년부터 한국식 추나요법을 만들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원리〓카이로프락틱은 인체의 비뚤어진 척추와 각 관절을 손을 이용해 잡아당기거나 밀고 해서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놓는 것. 그리스어인 카이로(chiro)는 ‘손을 통하여’라는 뜻이고 프락틱(practic)은 ‘치료하다’는 뜻. 19세기말 미국 출신의 대니얼 팔머라는 ‘자기(磁氣)요법 치료사’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미국 카이로프락틱 의사이며 하나한방병원 척추연구소장인 이주광 박사는 “비뚤어진 뼈 때문에 생긴 통증은 3∼4분 정도 시술하면 뼈주위 굳은 근육과 눌려 있던 신경이 풀리고 혈액의 순환이 잘 되면서 통증도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는 추나의 경우도 유사하다. 이때 추(推)는 밀다는 뜻이고 나(拿)는 당긴다는 뜻.

신 원장은 “인체의 뼈와 관절 인대 근육을 밀고 당겨서 정상 위치로 오게 하면 막혀 있던 기가 뚫어져 이로 인해 혈이 통하면서 굳어진 근육이 풀린다”고 말했다.

▽둘의 차이점〓추나요법은 음양오행설 기 경락 혈 등의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근육이나 뼈를 강화하기 위한 한약치료와 침구요법도 함께 시행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카이로프락틱은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영양제와 운동치료 같은 물리요법이 병행된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는 10여개에 이르는 카이로프락틱의과대학(6년 과정)을 졸업한 전문가가 환자를 보며 시술 전 병원에서 찍은 X선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사용해 진단하고 물리치료를 거쳐 시술한다”면서 “이틀에 한번 간격으로 시술하며 디스크는 3개월 정도, 척추측만증은 6개월 정도 시술하면 치료된다”고 말했다.

추나요법은 일단 CT 등을 찍어 디스크 여부를 파악한 뒤 이에 맞는 약물요법과 침술을 병행해 시술한다. 비뚤어진 뼈를 맞추기 전에 주위 뼈와 관절 부위를 조금씩 흔들어줘 뼈와 인대의 움직임이 잘 되도록 준비운동을 한 뒤 시술한다.

신 원장은 “약물효과가 70∼80% 정도를 차지하고 침술이 10%, 추나요법이 10∼20% 정도의 효과를 보일 정도로 추나요법에 있어 약물요법은 중요하다”면서 “보통 디스크의 경우 3∼4개월 정도 치료하면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시각〓국내 대부분의 의사들은 카이로프락틱이나 추나요법을 인정하지 않는다.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는 “척추질환이라고 무조건 손을 이용해 척추교정 한다면 나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면서 “심한 디스크로 인한 신경 마비 증세의 환자, 골다공증 환자, 뼈가 부러진 환자, 척추 측만증환자, 강직성 척추염 등의 환자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의사들은 척추질환은 정확한 진단과 이에 따른 운동요법이나 물리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이 같은 시술은 믿을 수 없다는 태도다.

정형외과 정회원이자 한서대학교 한방병원 정형외과 과장인 장훈재 과장은 “최근 대한정형외과학회 내에서도 대체의학에 관한 소모임이 생길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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