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1만개 시대]<上>영그는 벤처 신화...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29분


새로운 성장동력 으로 꼽히는 한국의 벤처기업이 최근 1만개를 돌파했다.

벤처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불과 1,2년새 극명하게 뒤바뀌었다. 빛 이 그림자 가 된 기업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도전과 창의력이 핵심인 벤처 정신 은 한국경제를 살릴 수호천사 역할을 할 것인가. 3회에 걸쳐 벤처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한다.

2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500억원 짜리가 됐습니다.

코스닥 등록을 앞둔 벤처기업 시그마컴의 심현도 부사장. 3년전 부도난 직장을 나와 벤처기업을 창업한 그는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실현한 것은 5조원대의 자금과 우수인력의 대이동을 불러온 벤처붐 덕분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공사례는 벤처기업 창업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12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기업 확인을 받은 기업은 4월 7일 현재 1만40개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확인제도가 시작된 98년 5월 304개였던 게 3년만에 3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 벤처역사가 긴 미국의 벤처기업수가 5만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짧은 기간에 비약적 성장을 이룬 것이다.

강정호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벤처산업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성장엔진이 되고 경제구조 선진화를 촉진시킬 것 이라고 확신했다. 이인찬 IT벤처정책연구센터소장은 벤처산업은 인위적인 성장정책에 따른 부실요인을 제거하는 역할을 맡을 것 이라 강조했다.

벤처기업은 외형에서 급성장을 거듭하며 이같은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99년 매출액 증가율은 36.8%. 일반 중소기업(10.8%)과 대기업 (6.6%)을 크게 앞질렀다. 벤처기업들은 10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으로 추산돼 실업난 해소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1만개라는 양적 성장 못지 않게 앞으로는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다. 성소미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1만개 등록기업중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거나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순수한 의미의 벤처기업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 주장했다. 고위험 고수익의 첨단 벤처기업이 여전히 부족하고 일부는 정부의 세제혜택, 병역특례 등에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1만개 기업중에는 이미 도산상태의 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성박사는 벤처기업에 대한 도전은 아직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고 말했다. <김태한 김승진기자>

free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