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값비싼 S석,「냉방」은 제값 못한다

  • 입력 1997년 7월 15일 08시 14분


발레나 오케스트라공연의 특별석(S석) 요금은 8만원에서 15만원. 그러나 요즘같은 찜통 더위에는 비싼 특별석보다는 시원한 「냉방 S석」이 더 인기를 끌 만하다. 과연 극장이나 음악당에 「냉방 S석」은 있을까. 인하대 기계공학과 김광용교수는 오페라하우스의 내부 온도분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측정, 분석해 특별석이 곧 「냉방 S석」은 아니라는 내용의 논문을 내놨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건물내의 기류변화와 온도분포를 3차원으로 그려낸 것은 국내 처음. 김교수는 전북문화회관의 설계도를 토대로 오페라하우스내에 3만6천8백개의 온도감지기를 가상으로 설치한 뒤 온도분포와 이에 따른 기류이동을 컴퓨터로 분석했다. 이 계산에는 관객 1천5명이 내뿜는 체열과 천장의 조명으로 인한 열발생량을 모두 감안했다. 연구결과 무대의 냉방흡입구를 바닥에서 15m 높이에 설치할 경우 이른바 특별석으로 분류되는 무대 앞쪽의 온도는 뒤쪽의 일반 객석에 비해 오히려 4∼6도 가량 높아 냉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대쪽 냉방흡입구를 무대바닥까지 낮추어 가상으로 설치한 결과 특별석의 냉방효과는 일반객석과 같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는 것. 따라서 김교수는 무대쪽 냉방흡입구의 위치가 특별석의 냉방효과를 좌우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에서는 또 일반객석의 온도분포가 신체부위에 따라 최고 5,6도까지 차가 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객석의 냉방 흡입구가 바닥에 설치돼 찬바람이 밑에서 올라오기 때문. 앉아있을 경우 발목부위와 머리부분의 온도차는 평균 4도, 또 기립박수를 보낼 때 발목과 머리부분의 온도차는 최고 6도까지 나타난 것으로 계산됐다. 김교수는 『냉난방시스템을 잘못 설치할 경우 오페라하우스 내부에 강한 기류가 형성되면서 음향전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진국은 이미 설계단계에서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냉난방의 효율성과 음향학적 역학계산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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