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이용 획기적 하수처리…안규홍박사팀 새시스템 도입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金炳熙기자」 큰 비가 오고나면 바다나 호수에 부영양화(富營養化) 현상이 일어나 많은 피해를 준다. 질소나 인같은 성분이 하수처리장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방류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영양화와 적조현상을 막을 수 있는 새 하수처리기술이 도입돼 현장실험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환경연구센터 안규홍박사팀은 각종 유기물이나 부유물질과 함께 질소 인까지 걸러낼 수 있는 하수처리 시험설비를 내년 1월 경기 광주군 광동리 하수처리장에서 처음 가동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하수처리시스템은 호주 정부가 개발한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금호건설과 안박사팀이 공동으로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개발에 들어가 98년 12월까지 15억원을 들여 완제품을 선보일 예정. 새 하수처리 설비는 인구 5천명∼8만명을 대상으로 한 중소규모형이며 시험설비로 하루 50t의 하수를 처리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하수를 가라앉혀 공기를 불어넣고 하수찌꺼기를 농축하는 3, 4단계의 과정을 한 공정에서 마무리해 초기 설치비를 20∼25% 이상 줄일 수 있고 △질소와 인을 포함해 각종 식품가공업소에서 나오는 산업폐수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컴퓨터 자동제어로 관리인력을 기존 공정의 20∼30명에서 2, 3명으로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여러가지 하수성분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과 그 반대인 혐기성 세균 모두를 활용하도록 고안했기 때문. 이들 세균 중 혐기성 세균이 질소와 인을 없앤다. 안박사는 『현재 가동중이거나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하수처리장은 대부분 유기물이나 부유물질 제거를 위주로 해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의 처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시험설비를 가동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 후 98년부터 새 시스템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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