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임한규]제2연평도 포격 막으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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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
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여러 차례 핵실험과 장거리 핵 투발 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반복 훈련을 통하여 핵보유국에 준하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능력을 기반으로 북한군은 8월 25일 선군절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지 지도하는 가운데 백령도 및 연평도(서북도서) 점령 훈련을 실시했다.

이스라엘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이 된 건 1970년대 초반이다. 3, 4차 중동 전쟁이 이즈음 일어났으며 핵을 보유한 이스라엘은 두려울 게 없었다. 지중해에 인접한 가자지구를 포함해 동서남북 사방에서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세 나라의 땅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제대로 갖추게 된다면 이스라엘과 유사한 모험을 감행하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서북도서 점령이라면 국가안보의 제1순위가 이 섬의 철통방어여야 한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서북도서 지역 군사력이 많이 보강된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이 핵을 믿고 점령을 위해 기습공격을 해온다면 현재 대비 태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제2의 연평도 포격이나 서북도서 점령을 차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서북도서에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현무-2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킴스)를 실전 배치해야 한다. 백령도에서 평양까지는 150km 정도이다. 사거리가 300km 내외인 지대지미사일을 배치하여 생존을 위한 정당방어 개념으로 북의 도발 즉시 도발의 원흉인 평양 주석궁을 공격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서북도서를 전천후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북한의 서북도서 점령 훈련 시나리오와 같이 맨 먼저 9군단의 화력으로 서북도서의 대응전력을 무력화시키고 공수부대를 이용한 공중 침투, 고속정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해안 상륙, 잠수함을 이용한 수중 침투 등 입체적 공격을 해올 것의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만과 중국 본토 사이에 위치한 요새 진먼(金門)섬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서북도서 지원 전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9군단의 화력 지원에 상응하게 우리의 해군과 공군의 지원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습 상륙 병력을 바다에서 섬멸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매우 짧다. 이와 같이 짧은 시간에 소형 고속 다수 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무기체계 보완이 절실하다.

서북도서에 평양을 공격할 수 있는 지대지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나 압도적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전쟁 대비 이전에 강력한 억지력 역할을 위해서다.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임진왜란 이후 여러 차례 외침으로 인한 민족적 비극은 대비 태세 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철저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여 역사적 비극을 단절해 보자.

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
#제2연평도 포격#북한 핵실험#북핵#서북도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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