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영화관에서 배운 더불어 사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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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프랑스 파리에서 연수할 때다. 동네 극장에 ‘미녀와 야수-일요일 오전 11시 특별 관람료 4유로(약 5240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평소보다 절반 이하의 관람료라 눈이 번쩍 뜨였다.

극장 앞에서는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소책자를 나눠 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영화보기(Cin´ema diff´erence)’라는 제목이었다. 이것은 무슨 상황이람. 상영관에 들어서고 나서야 그 ‘다름’의 의미를 알았다. 장애인 관람객들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속속 입장하는 것이었다.

상영 중엔 조용하지만은 않았다. 지적장애인이 내는 소리인지, 영화 속 소리인지 분간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한편으론 우리나라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면 환영받을까, 외면당할까 궁금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 것. 다름을 포용할 것. 그날 내가 본 ‘미녀와 야수’는 그랬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시네마 디페랑스#더불어 영화보기#미녀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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