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익선동의 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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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서울’이라는 공간을 주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을 취재하러 서울 종로3가 북쪽 익선동을 찾은 적이 있다. 당시 예술가들의 보금자리 홍익대 일대의 임차료가 치솟자 이들은 돌고 돌아 결국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고 했다. 빛바랜 간판이 매력적인 세탁소, 철학관 사이 한옥 한 칸에 자리 잡은 이들의 작업 공간은 ‘힙(hip)’함 그 자체였다.

최근 다시 찾은 익선동(사진)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스타그램 속 ‘#익선동’은 이제 망원동과 서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낡은 한옥마다 들어찬 수제 맥줏집과 아기자기한 음식점, 카페가 모여 자연스럽게 신흥 힙 타운(hip town)을 만들었다. 음악과 담소가 오가는 쉼터인 동시에 뜨거운 젠트리피케이션(번성한 동네의 임차료가 올라 기존 주민들이 떠나는 현상)의 현장이기도 하다.

익선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삼청동, 가로수길, 홍익대 앞이 모두 한 번씩 겪은 주민, 임차인, 투자자들의 갈등을 넘어 주머니 가벼운 예술가들까지 품는 모두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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