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자극 강해 아이들 선정-폭력물에 중독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VR시대 문제점은 없나]

최근 ‘처음으로 가상현실(VR) 포르노를 감상한 사람들의 반응’이라는 식의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VR 고글을 쓰고 성인물을 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찍어 올린 것으로 조회 수가 많은 것은 1500만 뷰에 이른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악하는 표정이다. “이런 게 정말 나온다니 공포스럽다”라거나 “이제 아예 밖엔 안 나갈 것 같은데요?”라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장난스러운 반응들이지만 VR 콘텐츠의 몰입도는 실제로 이미 사회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VR 제품과 콘텐츠들을 보면 향후 2∼3년 내에 VR는 태블릿PC만큼이나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VR는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강렬한 자극과 몰입도로 인해 중독 위험성이 크다. 선정적인 콘텐츠 외에 폭력물의 범람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원용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은 “TV나 스마트폰은 사용 중에도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며 “감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눈과 귀를 막아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VR 콘텐츠가 정교해질수록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이나 TV와 달리 신체에 직접 접촉되는 기기라는 점에서 VR 기기가 미치는 신체적·정신적인 영향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유아나 초등학생의 경우 장시간 VR 기기를 착용할 경우 청력 저하나 사이버 멀미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최근 연세대 바른ICT연구소는 ‘VR 개발 가이드라인 10계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10계명에는 △충돌 및 낙상 방지 경고 △기기 사용 시간 제한 기능 제공 △광감수성 뇌전증 위험 경고 △사이버 멀미 경고 △진동 장애 경고 △청력 저하 가능성 경고 △헤드셋 피부질환 유발 경고 △근육통 예방 위한 올바른 사용 자세 안내 △인터페이스 디자인 개선 △소비자 안전 및 보호를 위한 법제도 반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바른ICT연구소 이보성 박사는 “이제 국내에서도 VR 발전 환경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개발 업계에서 대중화 이전에 살펴보고 보완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vr#가상현실#ic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