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어머니형 vs 아버지형 리더십… 어느 쪽이든 修身이 기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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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두 부류의 리더를 만난다. 조직의 일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고 지휘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리더와 담당자들에게 실무를 위임하고 자신은 큰 틀과 방향 정도만 제시하는 리더다.

전자처럼 모든 일을 손바닥 보듯 하며 일일이 지시하는 리더는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피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하 직원들은 큰 고민 없이 지시받은 사항만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 부류의 리더는 ‘주역’에서 땅을 상징하는 ‘곤괘(坤卦)’에, 음양 이론의 음(陰)에 해당한다. ‘곤’은 변화나 성장보다는 안정과 내실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것까지 배려하고 챙기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이 방면의 전형적인 리더는 고대 하(夏)나라의 우임금이다. 우임금은 13년간 온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치수(治水) 사업을 직접 챙겼다.

후자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밑그림을 그리고 가이드라인 정도만 제시하며, 세부적인 일은 실무자에게 맡긴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편할 것 같지만 사실은 상당한 업무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그래야만 리더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으며 조직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역’에서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乾卦)’에, 음양 이론의 양(陽)에 해당한다. ‘건’은 진취적이며 대외적 활동을 좋아한다.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통이 크다. 이 스타일의 전형적인 리더는 순임금이다. 순임금은 실무를 신하에게 일임하고 간여하지 않은 ‘무위의 정치(無爲之治)’를 펼쳤다고 전해진다.

어떤 스타일의 리더나 직원이 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기질에 달려 있다. 어떤 쪽이 좋아 보인다고 굳이 흉내 내거나 스스로를 바꾸려 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기질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다만 리더든, 구성원이든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있다. 자기 스스로를 닦는 수신(修身)이다. 수신이 바탕이 된다면 자신의 스타일은 그 자체로 장점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단점투성이가 될 것이다.

이치억 성신여대 동양사상연구소 연구교수
#리더#어머니#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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