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방폐장을 ‘안전의 명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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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올 초 한 일간지를 통해 중국인이 뽑은 한국의 명품 42종이 발표돼 화제가 됐다. 특징적인 것은 드라마, 관광명소, 가수 등 서비스 부문이 많이 포함된 점이다. 과거에 명품이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을 지칭하는 데 국한됐다면 오늘날에는 ‘스토리가 있고 감성이 묻어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명품의 의미가 확장되고 있지만 가치관이 다변화되고 있는 오늘날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엄격한 객관적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과정이 까다로울수록 신뢰는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지난 29년간 우리 사회가 치른 수많은 시험을 통과한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고 자부한다. 1980년대부터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논란, 합의를 거쳐 2005년 경주 시민의 결단에 힘입어 선정에 성공했다. 이후 10년의 사업기간 동안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기관들의 안전성 검증을 통과했다. 이런 노력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아 올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방폐물 안전협약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달 28일 국민 10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방폐장 준공식을 갖는다. 방폐물로부터 국민의 삶과 자연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정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의미 있는 날이다. 준공식의 주인공인 경주 시민들에게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자 한다.

원자력환경공단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폐물을 안전하게 자연으로 되돌릴 때까지 엄격한 안전 확보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연구소, 환경단체와 열린 협업을 통해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다.

코라드 청정누리공원과 방문객센터 ‘코라디움’은 경주 시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어린이들의 꿈이 가득한 국내 대표적 명소로 만든다. 사계절 꽃이 피고 국민이 안전을 넘어 안심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 학습의 장으로 만든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과 외국 전문가들이 에너지 복합단지와 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초심과 노력이 더해져 경주 방폐장이 안전의 명품이 된다면 많은 국민이 걱정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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