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패트릭 크로닌]한국이 IS와 싸워야 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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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18세 김모 군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가담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풀기 어렵고 장기적인 복합 위협을 보여주고 있다. IS는 테러조직 그 이상이다.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넘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에는 세 명의 영국 소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신부가 되기 위해 고국을 떠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되는 모험과 환상의 세계가 이들의 비극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군의 사례는 IS 신병 모집의 전형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김 군은 자신은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고 세상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기를 원하는 또 다른 ‘성난 젊은이’다. SNS는 무기를 휘두르고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이들에게 순간적인 만족감을 주고 있다. 이러한 행위들이 세계의 부정의를 상쇄한다는 잘못된 믿음과 함께.

선량한 사람들이 국제사회를 위해 기꺼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힘의 공백은 IS와 같은 세력들이 채우게 된다. 한국 역시 김 군 사태를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 젊은이들이 온라인에 현혹돼 살인마 무리에 가담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 한국이 IS를 비난해온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IS와 싸워야 할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은 중견국가로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한국과 같은 핵심 중견국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IS를 저지하고 끝장내는 데 필요한 장기적인 외교 경제 안보적 대응을 이끌어낼 수 없다.

둘째, 한국은 북한과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자유, 규칙에 의거한 국제정치 질서를 상징한다. 북한은 그저 김씨 왕조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평화와 안보를 정책 순위의 정점에 두고 있는 것은 옳지만 북한에만 관심을 쏟으면 안 된다. 한국은 북한의 도발이나 잠재적인 외교적 기회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이와 동시에 IS와 같은 국제적 문제 대응에 자신의 힘과 전문지식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다.

셋째, IS에 맞서는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응하는 한국의 준비태세를 키울 수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아무런 경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 훈련에 무심한 것 같다. 많은 한국인들은 왜 한국과 미국이 정기적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해야 하는지에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IS의 위협도 예상하지 못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력을 발동해야 하는 다른 종류의 위협이다.

넷째, IS와 싸우는 세계 연합군을 지지하는 것은 한국과 이웃 나라들, 특히 일본과의 관계를 단단하게 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현 국제질서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그것이 북한에 대한 대응이든, IS에 대한 대응이든 양국의 협력은 둘 다의 이익이고 세계의 이익이다. IS 대응을 중요한 협력 모델로 만들자.

다섯째, 한국은 국제규범과 규칙, 법과 기준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국가다. IS가 신병 모집에 SNS를 활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사이버 안보를 유지하는 더 좋은 길을 찾는 데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의 707특수임무대대 같은 훌륭한 자원들이 외국 부대들에 대테러와 구출 작전 등의 기술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다.

김 군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엄청난 실수는 한국이 국제사회를 지원하는 단호한 정책으로 전환될 수 있다. IS 문제는 빨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그들을 막아낼 해법이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이슬람국가#IS#김 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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