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社外이사’ 비율이 기업투명성에 미치는 영향 따져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업의 이사회는 경영진의 무능이나 비리를 감시하고 경영진 교체나 인수합병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사회의 감시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02년과 2003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독립적인 이사 비율을 높이도록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크리스토퍼 암스트롱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2003년 뉴욕증권거래소 및 나스닥거래소 규정의 개정 전후 기업 투명성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해 발표했다. 즉 기업들의 투명성이 독립이사 선임의무 비율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분석했다. 이들은 총 453개 기업을 조사했는데 이 기업들의 독립이사 비율은 2000년 평균 40%였지만 규정이 변경된 이후인 2004년에는 평균 58%로 크게 높아졌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독립이사 비율이 오르면 투자자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이 감소한다. 투자자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은 기업의 투명성을 나타낸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선임의무 비율 개정으로 독립이사 비율이 평균 18% 오르면서 정보 비대칭성이 6% 감소했다.

이처럼 독립이사 비율 상승이 정보 비대칭성을 감소시키는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경영자의 자발적인 이익 예측 공시의 질과 양, 회계정보의 질이 향상되고 이익 예측에 참여하는 재무 분석가들의 수가 늘어나 정보 공급 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정보 환경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재벌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뽑힌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청와대 등 권력기관 출신이고 내부 임직원 또는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한다. 사실 이들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이들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고 직접 산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이 연구는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이사의 독립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외이사 독립 개선안에서 참고할 만하다.

정석윤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