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이한줄]자신이 하찮게 여겨져 불안할때 힐링방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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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이다. 광대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 ―불안(알랭 드 보통·이레·2005년) 》  

‘불안(Status Anxiety)’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한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2004년 출간한 저서다. 원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지위·status) 때문에 불안을 겪는 현대인들을 다룬 책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제시한 성공 기준에 부응하지 못하면 타인들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산다. 사회의 사다리에서 너무 낮은 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저자에 따르면 불안은 불황, 실업, 승진, 퇴직 등과 관련해 동료와 나누는 대화나 성공을 거둔 친구에 관한 이야기 등에서 유발되기도 한다. 그는 현대인들이 불안을 느끼는 원인을 △사랑 결핍 △속물 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불안을 없애거나 줄일 해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등의 키워드를 제시했는데, 이 중 예술작품인 ‘비극’의 효과를 제시한 부분이 흥미롭다.

현대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하기 그지없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은 그렇지 않다. 고대 그리스 비극은 보통 주인공이 성공을 거두며 찬사를 받다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비극을 본 관객은 주인공에게 닥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경우 자신도 언제든지 파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겸손해진다.

“비극은 죄 지은 자와 죄가 없어 보이는 자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이다. 비극은 재앙을 피하는 우리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동시에 재앙을 만난 사람들에게 공감을 느끼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알랭 드 보통#불안#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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