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국방부 ‘다문화 군대’ 맞춰 탈북 청소년 입대허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軍 면제한 병역법 개정 검토

국방부가 북한을 이탈한 청소년의 군 입대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주민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는 군 입대를 할 수 있지만 탈북 청소년은 병역의무가 면제된다.

13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는 탈북자 가운데 입영 연령(만 18세 이상)이 되는 청소년에게 군 복무를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관련 부서에서 탈북 청소년 입영 대상자 규모와 군 입대 허용 시 기대 효과, 병역법 개정 문제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최근 탈북 청소년의 군 입대 허용 문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며 “피부색과 인종, 출신지를 차별하지 않는 ‘다문화 군대’를 지향하고 탈북 청소년의 한국 사회 정착과 적응을 돕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병역법을 개정해 흑·백인계처럼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도 징병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일반인과 똑같이 현역을 비롯해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은 또 올해 2월부터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에 명시된 입영선서(병사)와 임관선서(장교)에서 ‘민족’이란 단어를 ‘국민’으로 대체했다. 다문화가정 출신의 임관자와 입영자가 급증하는 사회적 추세를 감안해 한민족이란 개념이 강한 ‘민족’보다 국가 구성원을 의미하는 ‘국민’이란 표현이 적절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은 여전히 군 입대가 허용되지 않아 군이 지향하는 다문화 군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00년 이후 북한 이탈주민이 크게 늘면서 6∼20세의 탈북 청소년도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탈북 청소년은 20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을 이탈한 청소년도 국민으로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많다”며 “군 안팎의 전문가 의견과 여론 등을 반영해 연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채널A 영상] 정계 떠나는 ‘탈북자들의 대모’ 박선영 의원 인터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