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1부/미래형 직업을 찾아서]<7>한국의 요양보호사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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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시간 교육 이수후 자격시험… 23만여명 활동중

“처음 3개월 정도가 제일 힘들어요. 그때만 넘기면 다들 보람을 느끼며 일하게 되죠.”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서울시립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황옥순 씨(43·여)는 경력 7년의 베테랑 ‘요양보호사’다. 30대 중반에 의미가 있으면서 자녀 학비 마련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다가 민간병원에 간병사로 취직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요양보호사가 됐다. 270여 명의 노인이 상주하는 이 센터에는 황 씨를 비롯해 120여 명의 요양보호사가 8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노인들의 식사, 운동, 목욕, 취미생활을 도와야 하고 야근도 잦아 육체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황 씨는 “월급 144만 원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일이 적성에 맞아 즐겁게 일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고 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일본 등 선진국의 관련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고령, 노인성 질병으로 혼자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노인들을 지원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이라도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장기간(6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양시설에 입소해 지원을 받는 ‘시설급여 서비스’와 요양보호사 등이 가정을 방문해 활동을 돕는 ‘재가(在家)급여 서비스’가 있다. 도서 벽지지역 거주자에게는 서비스 대신 가족요양비를 지급한다.

장기요양서비스 인력인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전문교육기관에서 이론, 실기, 실습 등 3개 분야 80시간씩 총 24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학력 제한은 없다. 지난해 말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 보유자는 106만3812명이며, 이 중 22.4%인 23만8040명이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시설급여기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초봉은 120만∼130만 원이다. 가정으로 파견돼 일할 경우 1시간에 8000원 정도의 시급을 받는다.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장기요양 서비스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전체 노인의 약 5.7%인 28만8000명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수혜자가 빠르게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장호연 요양보험제도과장은 “고령화 추세에 맞춰 매년 8만 명 정도의 자격증 보유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요양보호사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이면서 전문직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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