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쉽습니다/취임 1년 민선5기 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14>송영길 인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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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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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권한 적어 1년간 ‘국고 앵벌이’… 투자이민 허용땐 외자유치 숨통”

사진 제공 인천시
사진 제공 인천시
송영길 인천시장(사진)은 강원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해 고민거리 하나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 제주에 이어 평창에 허용된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인천에서도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투자이민제는 특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 송 시장은 “평창에서 투자이민제 허용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자 법무부가 인천으로 확대하는 것을 주저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인천경제자유구역에도 이 제도가 적용되면 해외투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유일의 야권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송 시장. 그는 정부에서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인천의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2014년 인천에서 열릴 아시아경기대회 국고 지원 규모를 늘리는 일도 시급하고, 영종도∼청라지구 제3연륙교 조기 착공 등 정부의 협조 없이는 풀지 못할 현안이 수두룩하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뭐가 걸림돌인가.

“1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지방자치제의 맹점을 실감했다. 단체장의 권한이 많지 않아 국고 지원을 목을 빼고 기다리는 ‘앵벌이’ 신세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인천은 엄청난 빚(약 8조7000억 원)을 지고 있지만 지방세는 많지 않고 국세가 대부분이다. 정부 규제가 많아 경제자유구역에서의 세금 인센티브도 경쟁국에 비해 취약하다. 중국 다롄(大連)에서는 해외 투자자에게 받은 토지비용을 투자 이후 그대로 돌려줘 사실상 공짜로 땅을 내준다. 이런 유인 정책이 있어야 다국적 기업을 더 끌어들일 수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가 몰리고 있지 않나.

“2월 삼성이 송도국제도시에 2조 원을 투자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기로 했다. 국내 대기업이 외국 기업과 합작으로 경제자유구역에 진출한 첫 사례다. 세계적인 항공엔진 제작사인 프랫&휘트니(P&W)의 계열사가 영종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 엔진정비센터를 만들기로 했고 미국 시스코시스템스가 송도국제도시에 스마트시티 사업을 하기로 했다. 롯데그룹과 대한항공도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대형 쇼핑몰과 요트장 건립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도 탓만 하고 있을 수 없어 국내 대기업이 역차별당하지 않도록 묘안을 강구하고 있다.”

―겨울올림픽 유치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성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전국 시도 중 인천시민만 광장에 모여 유치 기원 행사를 가졌고 모두 환호했다. 한국이 세계 4대 스포츠축전을 모두 유치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국운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 인천과 강원은 남북으로 분단된 접경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창을 ‘평화의 창’으로 부르고 싶다. 1986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1988년 올림픽 개최를 통해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한 것처럼 2014 인천대회와 2018 평창대회를 통해 한국이 선진국으로 확실히 진입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강원지사를 만나 성공 개최 문제를 협의하겠다.”

―주경기장 건설이 착공되는 등 아시아경기대회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경기장은 당초 5400억 원이 들어가는 7만 석 규모였는데 당선되자마자 6만 석으로 줄이도록 했다. 공사비를 1300억 원이나 절감했고 대회 이후에도 흑자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민하도록 했다. 다른 경기장도 생활체육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려는 국제병원을 영리법인으로 허용하려는 데 따른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법은 병원을 비영리법인으로만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찬반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국제병원 설립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송도국제병원은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외국의료기관이다. 국내 병원은 의료기술 수준은 높지만 서비스는 국제 수준을 밑돈다. 송도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쉽다.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시설이다. 내국인 환자가 국제병원을 이용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문제로 보면 된다.”

―최근 1년의 최대 성과는 무엇인가.

“212곳이나 지정돼 있던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을 50곳으로 줄이도록 했다. 멀쩡한 주택을 부수고 자산가치만 높이려는 사업은 취소시키고 현지인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초등학교부터 전면 실시하도록 했고 출산과 보육에 대한 지원 규모도 대폭 늘렸다. 보상률 87%에 이르는 검단신도시 조성사업도 서둘러 진행하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하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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