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권’ 긴급 릴레이 인터뷰]<4>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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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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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대표 체제는 靑 거수기… 朴전대표 총선땐 나설 것”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사진)은 “안상수 대표 체제는 청와대의 거수기에 불과했다”고 잘라 말했다. 유일한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으로서 당내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의 당 운영에 켜켜이 쌓인 불만을 토로했다.

서 최고위원은 4·2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선 “내년 총선에서 자연스럽게 (박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등판론’에 부정적인 친박의 기류를 대변하는 듯했다. 다음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의 일문일답.

―4·27 재·보선 참패의 원인을 어떻게 보나.

“이명박 정부는 결단을 내릴 때 시간을 끌고, 정부 부처 간 조율이 안 되고, 이 지역 저 지역 가서 딴소리 하고, 지역주민의 기대감만 높이다 결국 정부 신뢰가 깨졌다.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했다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그 혜택이 재벌과 대기업에 돌아갔다. 국민의 허탈감과 실망감이 패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6·2지방선거 참패 뒤 서민경제를 챙기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전당대회 때 내가 내건 슬로건이 ‘정신차리겠습니다’였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당정청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도 말만 앞섰지 실질적 노력이 부족했다.”

―왜 노력하지 않았나.

“안상수 대표 체제는 청와대와 외부의 힘 있는 사람들이 만든 정책이나 공천 안에 대해 거수기 노릇밖에 한 게 없다. 그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거수기로 전락한 이유는 뭔가.

“당장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안상수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지도부 누구도 여론조사 결과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이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당의 공식기구보다 외부 인사와 조율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왜 그런 상황을 방치했나.

“이제 와서 이런 얘기하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안다.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한 데 대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친이계 주류 핵심의 2선 퇴진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잠시 망설이다) 책임질 사람은 물러나는 게 정도(正道)다. 다만 물러난다 해도 2선으로 퇴진하기보다는 포지션을 바꿔 다른 분야에서 대통령과 함께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나 전당대회에 직접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선주자가 지금 나서면 정부에 부담을 준다.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현 정부가 해온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럼 박 전 대표는 언제 나서나.

“내년 총선 때 제1당이 안 되면 대선도 어렵다. 대선주자들이 대선 치르듯 총선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전제는 총선 공천이 정말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현재 당헌 당규도 원칙적으로 상향식 공천을 하도록 돼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국민참여경선이 자칫 돈선거, 줄세우기 경선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당 쇄신은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야 하나.

“6일 원내대표 선거가 쇄신의 출발점이다. 이제 주류는 한발 비켜 있어야 한다.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느냐도 중요하다. 사(邪)가 끼지 않은 홍사덕 김형오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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