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주펑]美아시아 귀환과 중국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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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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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과 미국 관계에 여러 차례 긴장이 이어졌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황해(한국의 서해), 동해 문제에서 번번이 모습을 드러내 중국과 인근 국가에 미국의 ‘맏형 지위’를 힘껏 도모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하와이 연설에서 미국의 아시아 전략은 일본 한국 호주 태국 필리핀 등 동맹국을 기본으로 삼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 협력국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도적 지위를 보장받고 중국의 부상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전략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와 비교해 상당한 변화가 있다. 우선 미국은 중국이 굴기(굴起·떨쳐 일어남)해 동아시아가 양강(兩强) 체제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날로 커져도 미국은 지도적 위치를 계속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둘째, 미국은 중국 접촉 정책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 미국은 압력을 행사하거나 부추겨 중국과 경제무역합작에서 이익을 얻는 동시에 중국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불리한 정책을 택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말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하와이 연설에서 “미국은 절대 중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미국은 동아시아국가와 함께 미래의 중국에 공동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셋째, 미국은 군사력과 전략적 영향력으로 이런 전략을 꾀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 책임을 다시 거론하고 연합 군사훈련과 군사협력관계 등을 수단으로 미국의 패권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미국은 베트남뿐 아니라 한국과도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또 일본과도 군사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칼날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 귀환은 이처럼 다양한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이 지역의 국제적 심리 등을 잘 이용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교해볼 때 베이징의 대응은 미숙하고 유치하다.

중국은 몇 가지 점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의 시의적절하고 민첩한 정책이다. 워싱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아세안(ASEAN) 국가에 이른바 남중국해가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또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견인했다.

둘째, 최고지도자의 개인적 접근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강조하면서 ‘태평양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이달 초 동아시아 순방을 하면서 인도의 역할을 크게 강조했고 미국과 인도 관계는 21세기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전략적 협력관계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서 계속 “중국과의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말했지만 ‘인도를 올려 중국을 억제하려는’ 색채는 농후하다.

마지막으론 미국에서 국회, 언론, 싱크탱크, 군 등과 정부의 상호협조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미국 정부의 동아시아 전략을 지지한다. 정부는 중국 위협론을 내세우고, 의원들은 최근 끝난 중간선거 기간에 ‘중국 요소’를 강조했다. 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같은 주류 매체는 중국의 군사와 외교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중국 외교를 돌돌핍인((달,돌)(달,돌)逼人·신속한 발전으로 기세가 등등해져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이라고 탓한다.

미국의 이런 전략은 중국에 새로운 대응을 불러올 것이다. 그렇다면 중-미 양국은 충돌을 향해 가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성장기에는 늘 어느 정도의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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