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떨어지는 시장금리, 2분기엔 ‘상승’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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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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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새해가 시작할 때만 해도 5%에 가깝던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4.25% 수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금리 하락폭은 더 크다. 6%를 넘나들던 3년 만기 A등급 회사채 금리는 5%를 밑돌고 있다.

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규모 재정정책을 바탕으로 빠르게 오르던 전년 동기 대비 경기선행지수증가율의 상승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둘째, 정책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셋째,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투자가의 관심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채권을 33조 원 정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 벌써 17조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넷째, 정부의 예대율 규제로 은행 예금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이 부진해 은행의 채권 투자가 빠르게 늘었다.

사실 시장금리 하락은 그 자체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주가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나타난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은 올해 들어 정체 상태다. 주가 역시 지난해 고점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시장금리가 낮은 상태 그 자체는 자산가격에 긍정적이다. 경기 확장 속도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데는 낮아진 금리의 영향도 크다고 판단된다.

시장금리는 계속 떨어질 것인가. 상반기까지는 조금 더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금리 하락에도 한국의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의 격차는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크다. 또한 재정정책의 강도가 약화되는 만큼 경기 확장 속도도 다소 느려질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책금리 인상이 늦춰질 여지는 더 커진다. 상반기에 미국 씨티그룹에서 발표하는 글로벌국채지수(WGBI)에 한국이 편입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투자도 이어질 것이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어 경쟁 관계에 있는 시장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금리는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기지표의 조정이 깊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글로벌 저금리 정책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버블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이 때문에 최근 긴축을 시작했다. 물론 한국에서는 물가도, 부동산 가격도 아직 안정된 모습이다. 그러나 마이너스 실질정책금리를 오래 유지하면 안정이 이어지리라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도 따라 올라갈 것이다.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시장금리는 오를 공산이 크다. 아직 시간은 남았지만 2분기에 서서히 하반기 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시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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