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안개속 증시 전략을 역시 ‘보수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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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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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에 불어 닥친 재정위기가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그리스에 이어 일본과 쿠웨이트도 재정위기 국가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얼마 전까지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로 불리던 재정위기 국가가 최근에는 ‘STUPID(스페인 터키 영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두바이)’로 진화했다는 우스개 섞인 우려도 있다.

욕심 많은 ‘돼지(Pigs)’에서 어리석은 ‘바보(Stupid)’까지 여러 신조어로 몇몇 재정위기 국가를 지칭하지만 비슷한 위기를 겪는 아이슬란드, 베트남과 몇몇 동유럽 국가를 포함하면 이미 세계의 상당수 국가가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한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국가들의 2009년 추정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스페인이 12.3%, 아일랜드 12.1%, 영국 11.6%였으며 일본도 1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본과 같은 주요 7개국(G7)에 속하는 나라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특히 2010년에는 재정적자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바이나 그리스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의 재정 악화는 주변국의 지원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스는 독일이나 유럽연합(EU)이, 두바이나 쿠웨이트는 중동 산유국이, 일본 등 기타 국가는 미국이 지원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의 재정 악화가 주변국으로 확산된다면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주변국의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지원을 받는다 해도 여러 국가가 금리 인상, 환율 방어 등의 자구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쓰면 국제금융과 교역이 위축되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파국을 피하기 어렵다.

산불처럼 번지는 주요 국가의 재정 악화는 경제 기초여건과 자금 수급이 악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일본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요타, 일본항공(JAL) 등 일본의 대기업마저 수익이 감소하면서 신용평가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의 신용평가등급 하향은 금리 인상을 촉발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를 위축시켜 주식시장의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될 수 있다는 면에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최근 들어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막상 시장에 위기가 닥친 뒤에 주식을 처분하려면 낮은 시세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의 반등을 틈타 보유주식 규모를 조금씩 줄이는 보수적인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박상욱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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