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1월 1일 ‘기습인상’에 뿔난 고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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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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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커피 소비자들의 심기가 불편합니다.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1일부터 모든 커피 가격을 300원씩 올렸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본보 1월 2일자 17면 참조 스타벅스 커피값 인상…한잔 평균 300원 올려

시장경제 사회에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소비자들이 올린 가격을 지불하고도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면 분명 합당한 ‘가격 조정’일 것입니다. 스타벅스 측도 “그동안 인건비와 재료비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많았지만 내부적으로 소화하다 5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커피의 ‘고작’ 300원 인상에 화내는 이유는 뭘까요. 한 스타벅스 관련 인터넷 카페 누리꾼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공지조차 없이 새해 첫날 멋대로 가격만 올려 버리면 끝인가?” 그렇습니다. 1월 1일 새해 아침, 아무런 공지 없이 가격만 불쑥 올린 것은 ‘기습 인상’이라는 표현 외에는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본보의 단독 보도가 나간 이후 4일 오후까지 스타벅스 홈페이지에는 가격 상승 공지가 게시되지 않았습니다.

가격 인상을 취재하면서 스타벅스 측은 “여전히 우리가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10% 이상 가격이 싸다”며 억울해했습니다. 5년 동안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그동안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는 두 가지 사실을 사전에 안내했다면 어땠을까요.

내용을 살펴보면 주력 메뉴인 커피와 차 등은 일괄적으로 300원 올리고, 겨울에 잘 팔리지 않는 ‘프라푸치노’(얼음을 갈아 넣은 음료) 가격은 동결했습니다. 가격을 내린 제품은 2가지. “스타벅스는 가격 조정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한 누리꾼의 반응은 과민한 것일까요. 게다가 이번 ‘기습 가격인상’은 스타벅스가 그동안 추구하던 가치조차 의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공정무역과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스타벅스가 제품 가격 인상조차 고객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어떤 도덕적 가치로 고객에게 “우리 제품은 공정무역을 통한 제품”이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의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입니다. 조용히 가격을 올린 것 하나로 그 기업을 평가하기는 섣부른 측면이 있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소비자들은 그런 생각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재명 산업부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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