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프랑수아 부르기뇽]세계화의 열매 함께 나누자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코멘트
근래 탄탄한 세계 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전례 없는 성장 속에서도 세계화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다.

이를 부채질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첫째는 빈곤층과 차상위 계층, 부유층 간의 임금 격차가 커진다는 우려다. 두 번째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 치열한 중국, 브라질, 인도 발(發) 무역경쟁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아웃소싱에 따라 다른 인력으로 대체될 수 있는 화이트칼라 직업군과 저숙련 노동자들 사이에서 직업 불안정의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세계화가 계속되면서 어떤 나라는 생산성과 부(富)가 급격히 증대되는 한편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하므로 이런 불안감은 이해할 만하다. 지난 5년간 중국과 인도 같은 고성장 국가들의 주도로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들은 큰 경제성장을 이뤘다. 개발도상국들은 이 기간 평균 6%의 성장률을 나타내 선진국의 2배에 이르렀다.

이런 성과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평균 소득이 비슷해져 간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저소득 국가들에서 지난 5년은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이 선진국 평균을 훌쩍 넘어서는 시기였다. 이는 두 세계 간 소득 차가 줄어드는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 추세가 계속돼 빈국 국민이 세계화로 이득을 볼 수 있을까. 전망은 일단 장밋빛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 년간의 생산성 동향에 바탕을 둔 세계은행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세계경제 규모는 2005년 35조 달러에서 2030년 72조 달러로 성장하게 된다. 선진국은 2.4%, 개발도상국은 4% 성장해 세계 평균으로 연 3% 정도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2030년 개발도상국의 소득이 선진국 소득의 4분의 1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일부 부의 수렴이 일어날 것이다. 중국, 멕시코, 터키 같은 국가가 오늘날 스페인과 견줄 만한 평균 생활수준을 갖게 된다. 빈민들에게도 이득이 돌아가게 된다. 하루에 1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수는 오늘날 11억 명에서 2030년 5억5000만 명으로 절반이 줄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로 인한 이익은 지역과 국가마다 공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프리카는 뒤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글로벌 중산층’이 증가하는 반면 일부 사회 그룹은 세계화에서 뒤지게 될 수 있다. 특히 비숙련 노동자가 위험하다.

개발도상국의 3분의 2는 국내의 불평등이 확대돼 성장의 빈곤 감소 효과가 줄어들고 사회적 긴장이 유발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이집트,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글로벌 불평등의 주된 요인은 숙련 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 간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실직자를 지원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효과적인 사회 안전망이 될 수 있다. 교육 부문의 추가 투자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뒤떨어진 지역과 빈국을 위한 개발 원조에 목표를 둬야 한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단순히 경제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 이상의 투자가 필수이다. 가난한 국가가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 국가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통합은 기회를 널리 나누는 것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이룩한 성장과 빈곤 감소가 미래 세대에 오히려 해가 되지 않도록 온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프랑수아 부르기뇽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