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월드컵!]<11·끝>동양화가 이종상 씨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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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이종상 씨에게 월드컵은 축제다. 그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 맞춰 파리에서 열린 세계 유명 작가 80명 초청 월드컵 특집전에 참가했다. 석동률 기자
동양화가 이종상 씨에게 월드컵은 축제다. 그는 1998 프랑스 월드컵에 맞춰 파리에서 열린 세계 유명 작가 80명 초청 월드컵 특집전에 참가했다. 석동률 기자
“월드컵은 정말 재미있는 이벤트예요.”

독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유명한 동양화가 이종상(68) 씨. 그런 이가 월드컵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문화대국’ 프랑스가 1998 월드컵에 맞춰 세계적인 유명 작가 80명을 초청해 월드컵 특집 초대전을 열었는데 이 화백은 한국 국적을 가진 화가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백남준을 비롯해 ‘물방울’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 신성희 씨 등이 초대받았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그가 유일했다.

당시 그는 유일하게 한자와 수묵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여 화제를 일으켰다. 제목 ‘원형상’. 천장에 둥근 등 5개를 띄웠고 그 아래 벽면에 쾌속으로 골인되는 축구공 30개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형상화했다.

섬세한 붓을 다루는 그가 발로 하는 축구를 해본 적은 있을까? “어휴 축구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나는 발로 하는 일도 잘해요. 예전에 정말 공 잘 찼는데….”

그는 1998 프랑스 월드컵 특별전에 초청받기 얼마 전에 파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었다.

“세계적인 평론가가 제 작품을 보고 꼭 이런 작품을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하네요.”

그가 보는 월드컵은 철저하게 ‘문화적’이다. 그는 작정한 듯 열변을 토해 냈다.

“승부에만 집착하는 스포츠 그거 참 희한한 일이에요.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문화로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꼭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 너무 승부에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노예술가는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월드컵의 또 다른 감상법이 아닐까.

<끝>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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