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게 웬걸. 축구는 아니었다. 특히 월드컵 이야기 앞에 남녀의 차이는 없었다.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 제1수영장에서 만난 이수옥 싱크로 클럽 소속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 요정 7명은 월드컵 얘기가 나오자 “군대는 별로다. 그런데 축구는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단 피해야 될 것은 있었다. 4-4-2전법, 3-5-2전법이니 하는 전문가인 양하는 이야기는 하지 말 것. 심하게 말해 남자들의 ‘잘난 척’만 아니면 얼마든지 즐거운 축구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거든요. 그때 친구들과 빨간 옷을 입고 길거리 응원을 했던 게 엊그제 같아요. 그때 참 찡∼했었는데.”(홍연진·이화여대3)
“토고전(6월 13일) 말고 프랑스(19일)와 스위스(24일) 경기는 오전 4시라면서요. 잠을 못 자더라도 응원하러 갈 거예요.”(서혜승·서울체고3)
“연습 때문에 축구장은 잘 못갔어요. 그래도 TV 보면서 열심히 응원해야죠.”(김가영·아주중2)
물속에 있는 시간이 많은 여자 싱크로 선수들이지만 월드컵 얘기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할 것만 같다.
싱크로와 축구의 공통분모를 꼽아달라는 데에도 막힘이 없다. 맏언니 홍연진은 “싱크로에는 8명이 하는 팀 경기가 있어요.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전체가 망가지죠. 우리 축구 대표팀도 팀워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싱크로 요정들은 ‘잘생기고 축구를 잘해서 너무 마음에 드는’ 김남일(수원 삼성)과 박주영(FC 서울)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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