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60>邑(읍·고을 읍)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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邑은 갑골문에서 위쪽이 국(나라 국·에워쌀 위)으로 성을, 아래쪽은 절(절·병부 절)로 꿇어앉은 사람을 그려, 이곳이 사람이 사는 지역이자 상주하는 인구가 있는 疆域(강역)임을 상징적으로 그렸다. 그래서 邑은 지명을 나타내는 데 쓰였고, 행정 구역 등을 뜻하게 되었다. 다만 다른 글자들과 결합할 때에는 주로 오른쪽에 위치하며 글자의 균형을 고려해 읍으로 쓴다.

먼저, 鄭(나라 이름 정)은 원래 지명에서 출발했다. 鄭을 구성하는 奠(제사지낼 전)이 술독(酋·추)을 두 손으로 받든(공·공) 모습임을 고려해 보면 鄭은 원래 제사에 쓸 술을 만들던 곳을 지칭했을 것이다. 이후 술 빚는 전문 기능을 가진 그곳 사람들에게 鄭씨라는 성이 부여되었고, 그들이 불어나 점차 나라 이름으로까지 발전했다.

둘째, 영역의 구분에 관한 글자들로, 邦(나라 방), 鄙(마을 비), 郊(성밖 교) 등이 있다. 邦은 갑골문에서 밭(田·전)에 초목이 무성한(봉·봉) 모습으로 아직 개간되지 않은 새로운 땅을 의미했는데, 이후 田이 邑으로 변해 제후들에게 새로 개척하도록 제공된 땅(封邑·봉읍)임을 상징했다. 이후 邦은 의미가 확대되어 ‘나라’까지 뜻하게 되었으나, 한나라에 들면서 태조 劉邦(유방)의 이름을 피하고자(避諱·피휘) 같은 뜻을 가진 國(나라 국)으로써 邦을 대신했다.

鄙는 곡식 창고(M·비)가 설치되었던 都邑(도읍) 주위 지역을 말했는데, 그곳은 주변이자 변두리였으며 중심에 비해 덜 발달하고 ‘비루한’ 곳이었기에 ‘지방’이라는 뜻까지 생겼다. 이에 비해 郊(성밖 교)는 중심부인 邑과 바깥 지역인 鄙가 교차되는(交·교) 지역(읍)임을 보여 준다.

나머지, 邱(땅이름 구)는 구릉(丘·구)으로 둘러싸인 지형(읍)을, 郵(역참 우)는 멀리 떨어진 변방(垂·수, 수와 같은 글자)에서 오는 문서나 물건을 받아 주던 ‘역’을 말한다. 또 部(거느릴 부)는 일정 영역으로 나누어진(:·투, 剖의 생략된 모습) 행정구역을 말하며 이로부터 그곳을 관리하는 ‘관청’을, 다시 그에 소속된 영역을 ‘거느리며’ 통괄함을 뜻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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