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포커스/박해식]포털 성인콘텐츠 단속

  • 입력 2005년 3월 30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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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네이버 야후 다음 등 국내 3대 포털사이트의 성인용 콘텐츠를 ‘음란물’로 규정해 단속의 칼을 들이대자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검찰이 밝힌 단속의 주요 동기 중 하나인 ‘음란물로부터의 청소년 보호’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를 두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 ‘lsw1102’는 “표현의 자유라는 핑계로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다면 성범죄는 점점 증가하게 된다”며 검찰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다.

반면 ‘haew18’은 “성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며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접속이 문제라면 그것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것이지 성인물 자체를 검열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들은 P2P(Peer to Peer·개인 간 파일 공유)로 하드코어 포르노까지 다운받는데 겨우 포털사이트 성인물을 단속한다고 청소년 보호가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뒤져 보면 이처럼 단속에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많다. 반면 이와 관련해 한 유력 포털사이트에서 실시 중인 여론조사 중간결과는 정반대로 나와 이채롭다. 2600여 명의 투표 참가자 중 청소년 보호를 위해 단속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이 55%로 반대(42%)보다 더 많은 것. 누리꾼들이 주로 게시판 같은 적극적인 의사표현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검찰의 법 집행이 정당한가 여부도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현행법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미성년자 접근을 차단하는 등 법적 절차를 모두 거친 업체를 검찰이 사법처리하는 것은 자의적인 법집행”이라며 정식재판 청구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등급을 부여받은 영상물이라도 검찰이 음란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누리꾼들의 의견도 갈렸다. ‘ehcl4493’은 “성인 사이트의 음란성이 도를 넘었다”며 단속이 당연하다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ms157’은 “비디오로 보면 합법이고 인터넷으로 보면 불법인가?”라고 반문하며 업체 측을 두둔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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