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고종황제가 원망스럽다"

  • 입력 2005년 3월 22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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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연합]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연합]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주권문제에 있어 ‘소극적인 방어’ 개념은 성립하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리더십들이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21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고종황제를 원망함’이라는 글을 통해 “올해는 을사늑약 100주년을 맞는 해인데, 고종황제를 비롯해 당시 대신들은 모두 싸우다가 죽었어야 했거나 아니면 모두 자결을 해서라도 치욕적인 상황에 저항했어야 했다”면서 “당시 리더십들이 일제의 협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권을 넘겨 지금까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문제도 역시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장관인 저를 포함해 우리 사회의 리더십들이 모든 것을 걸고 수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일본이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지지발언 덕분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 같은데, 솔직히 마음이 편치 않고 동의할 수도 없다”면서 “일본이 상임이사국에 진출한다면 심각한 가치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은 ‘극우경향’이 휘몰아쳐 독도에 대해 억지를 부리고 후손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이런 일본은 동아시아의 미래를 ‘대결과 투쟁’의 길로 내몰 염려가 있어 (상임이사국 진출을) 마음 편하게 지켜보고 동의할 이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가까운 이웃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며 “과거의 침략행위에 대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분명하게’ 반성하고 책임지고, 아시아의 친구들이 ‘아시아 평화’의 대표주자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장관은 일본이 평화를 위협하는 나라, 분쟁에 불을 지르는 나라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한 채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한다면 이웃들은 위협을 느끼고 긴장하며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문제 대해서도 “북한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너무 과장됐고 리더십들이 어떤 의도로 북한 몰아세우기를 하는 느낌이 들어 우려스럽다”면서 “북한은 이미 일본의 경쟁상대가 아닌데, 그들 스스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를 정도로 우울한 사회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북한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글의 말미에 “21세기에는 화해와 상생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적어도 당분간은 일본사회 스스로가 평화의 길로 돌아올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런 선량하지 않은 이웃과 함께 지내야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은 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 리더십들은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리더십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고종황제를 원망함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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