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대유]희망을 쏜 장애인체육인 지원 늘려야

  • 입력 2004년 9월 24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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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장애인올림픽 사격 여자 50m 소총 3자세에서 금메달을 딴 허명숙 선수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기뻐서이기도 했겠지만 서러움도 담긴 눈물이었을 것이다.

한국처럼 열악한 장애인 복지와 체육환경에서 올림픽 금메달이 나온 건 기적이다.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가 설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의 장애인 지원활동은 여전히 미미하다.

태릉선수촌 같은 현대식 시설이나 환경은 바라지도 않는다. 장애인 선수들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체육시설을 빌려 눈치를 보며 틈틈이 연습한다. 하루하루 끼니와 생계를 걱정해야 하니 연습에 몰두할 수 있겠는가. 그런 선수들을 우리는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허 선수는 이번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거머쥔 세계최고의 사격선수로 인정받았지만 지금까지는 기초급여와 장애수당을 받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살아 왔다. 올림픽 메달 연금으로 기초생활수급권 혜택에서 벗어날 ‘다행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올림픽 연금혜택이 기초생활수급권 혜택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로서 받는 의료비 면제나 영구임대아파트 우선분양권 등 부가적인 혜택을 생각한다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지위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난 뒤 받게 되는 억대의 포상금 등과 너무 대조된다. 물론 물질적인 보상이 전부는 아니다.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해 일반인보다 더 큰 지원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위다. 더구나 허 선수는 이 땅의 수많은 장애인에게 정부가 주지 못하는 ‘희망’이라는 선물을 안겨 주는, 큰 공로를 세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김대유 회사원·대구 동구 괴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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