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지철/공연관람 에티켓 가르쳐야

  • 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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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전람회나 음악회, 무대공연장 등을 다녀와 감상문과 팸플릿을 제출하도록 숙제를 내주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문화 교육 측면에서 매우 반가우며 고마운 일이다. 비록 숙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화공간을 찾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예술문화에 다가서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이나 조각 조형물 등의 색채감 질감 입체감을 현장에서 보고 느끼면 창의력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태도를 배우게 되고 옆 사람과 대화할 때도 낮은 소리로 하는 등 에티켓을 함께 배우게 된다. 전람회장 전체 분위기와 작품들이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산교육장이 되는 것이다. 음악회장과 무대공연장에서의 감상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배움의 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공연장, 전람회장으로 보내기 전에 기본적인 에티켓과 감상태도 교육을 먼저 실시해 줄 것을 부모님과 교사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우리나라 관객들의 관람 수준이 예전에 비해 성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공연 중에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촬영하는 사람, 자리를 떠나는 사람, 전람회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어린이 등 실망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교육에만 치중하고 기본적인 에티켓교육은 소홀히 하기 때문에 생기는 우리 사회 병폐의 한 단면이다.

예술 현장 학습을 학생들의 창의력 교육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에티켓 및 공중도덕의 산교육도 겸하도록 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의식을 배양할 때 문화수준이 높아진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실생활에 필요한 에티켓을 지도하는 데에도 신경을 써 우리의 새싹들이 문화시민으로 커 갈 수 있도록 진지하게 고려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지철 세종대 디자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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